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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국방 장차관 “아태 동맹국 방위비 증액을… 中 전쟁 준비 허용 안돼”

美국방 장차관 “아태 동맹국 방위비 증액을… 中 전쟁 준비 허용 안돼”

Posted June. 12, 2025 07:41   

Updated June. 12, 2025 07:41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의 국방정책 기조를 실행하기 위한 국방전략지침(NDS) 수립에 착수한 가운데 대(對) 중국 군사압박에 동참할 것을 재차 요구하고 나섰다. 직접 한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의 국방비 증액 필요성과 미군의 ‘최대한의 유연성(maximum flexibility)’을 내세워 주한미군 역할 재조정 의지를 선명히 드러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은 10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오늘 아침 국방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 우선순위와 2026 회계연도 국방예산에 대해 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요한 증언을 했다”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의회 서면 답변 중 주요내용을 발췌해 올렸다. 콜비 차관은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달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 ‘샹그릴라 대화’에서 한 “아시아-태평양 동맹국들이 방위비를 획기적으로 증액해야 한다”는 발언을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답변서에서 “베이징(중국)은 인도태평양에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며 “만약 중국이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미국의 재산업화를 저지하고 미국 경제를 위협할 수 있다.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되며, 우리 국방부는 이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중국 해군이 운용 중인 항공모함 두 척 ‘랴오닝’과 ‘산둥’ 은 7일 남중국해를 넘어 처음으로 서태평양인 필리핀 해역으로 호위함들과 함께 진출했다. 중국 해군이 필리핀 해역까지 진출했다는 건 미국이 구축한 전략적 방어선을 넘어 해상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과시성 도발로도 풀이된다. 중국 항모가 떠난 뒤 남중국해에는 9일 미국 원자력 추진 항모 니미츠함이 들어섰다.

미국은 앞으로도 이처럼 중국의 위협이 실제적이고 임박했다고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헤그세스 장관은 10일 의회에서 “국토 방위라는 최우선 임무를 위해 핵 억지력보다 중요한 것은 거의 없다”면서 “미군의 ‘최대한의 유연성’을 보장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강화해 인도태평양 전역에서 중국의 도전에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의 전진배치 강화, 동맹국과의 연합훈련 및 군사협력 확대, 핵 억지력 강화 등을 통해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헤그세스 장관이 밝힌 최대한의 유연성은 미군 및 동맹국 군사력 운용에 있어 최대한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이 고정적으로 미군을 한 지역에만 배치하거나 특정 임무로만 한정하기보다는 중국의 도전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선택지를 넓히겠다는 의지다.

트럼프 행정부 안팎에서 제기되는 주한미군 감축 내지 역할 재조정은 이러한 기조와 부합한다. 미군의 임무와 역할을 북한 위협에 대응하는 한반도 방위에만 국한하지 않고, 대만 등 인근 지역 군사적 위협 상황에도 투입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콜비 차관은 임명 전부터 주한미군 역할을 대북 방어에서 대중국 억제로 전환하고, 한국이 스스로 방어를 책임져야 한다고 피력해 온 바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