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대전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초등학생을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진 가운데 가해 교사가 여러 차례 이상행동을 보였고 사건 직전 교육 당국이 학교를 찾아가 조사했는데도 사건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한 김하늘 양(8)의 가족은 아이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고 엄정한 수사와 관련법 개정을 촉구했다.
11일 경찰과 교육청 등에 따르면 가해 교사 A 씨(48·여)는 지난해 12월 우울증을 이유로 6개월 휴직을 냈다가 21일 만에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복직했다. 하지만 사건이 벌어지기 며칠 전인 2월 5일 교내 기물을 파손했고, 6일에는 교실에 혼자 있는 자신에게 말을 건 동료 교사를 폭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학교 측은 재휴직 권고를 고민했지만 구두로 교육청 등에 문의만 했을 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당일인 10일 오전에는 교육청에서 장학사가 나와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장학사는 A 씨의 연차와 병가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늘 양은 사건 당일 오후 돌봄교실을 나와 혼자 교문까지 간 것으로 확인됐다. 돌봄전담사의 동행은 없었다. 가해자는 혼자 교실을 나서는 하늘 양을 ‘책을 주겠다’며 유인해 범행을 저질렀다.
하늘 양의 사망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교육 당국의 소극적인 대처로 사건이 벌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돌봄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도 나왔다. 돌봄전담사가 저학년 아이를 직접 인솔자에게 인계해야 함에도 기준을 어겼다는 것이다. 교육청은 문제를 확인하고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11일 하늘 양의 아버지는 “하늘이는 하늘의 별이 됐지만 제2의 하늘이가 나오지 않도록 책임자를 가리고 ‘하늘이법’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자해 후 회복 중인 A 씨의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대전=이정훈기자 jh89@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