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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내면 모두에 큰 자산”…金 ‘새로운 계획사업’ 핵무력 고도화 재확인

트럼프 “김정은과 잘 지내면 모두에 큰 자산”…金 ‘새로운 계획사업’ 핵무력 고도화 재확인

Posted February. 10, 2025 07:26   

Updated February. 10, 2025 07:2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북한 김정은과 관계를 맺을 것”이라며 “그와 잘 지내는 것이 모두에게 매우 큰 자산”이라고 밝혔다. 취임 이후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부르면서 북-미 대화를 추진할 의사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북한을 상대로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같은 날 발표된 미일 정상의 공동성명에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단호한 공약(commitment)을 재확인했다”며 “북한에 대응하고 지역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는 데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함을 확인했다”는 문구가 담겼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지난달 20일 출범한 이후 공식 외교문서에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명시한 건 처음이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지난해 4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일본 총리 회담 등 기존 미일 공동성명에 담긴 것과 같은 표현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공동성명에 이 표현을 담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북한 비핵화 원칙을 포기하면서까지 북-미 대화를 서두르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정상회담에 앞서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탱고를 추려면 두 사람이 필요하다”며 북-미 대화를 위해선 북한의 호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북한을 실제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보유 핵무기를 동결하거나 숫자를 줄이는 핵동결이나 핵군축 등 ‘스몰딜’을 제안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조교수는 “트럼프가 공동성명에 북한 비핵화를 명시한 건 일본의 방위예산 증액과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조치에 대한 화답 성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최종 목표로 두되 북한을 상대로 ‘한미 연합훈련 축소’ 등 다양한 대화 조건을 제시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일 정상회담 이튿날인 8일 ‘핵을 포함한 억제력 강화를 위한 새로운 계획 사업’을 언급하면서 핵무력 고도화 방침을 분명히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나 미일 정상회담 결과를 겨냥한 비난 발언은 내놓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거론한 ‘새 계획 사업’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핵무기 고도화를 골자로 한 북한의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이 올해로 종료되는 만큼 후속 조치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러시아와의 연합 훈련 등을 염두에 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군 안팎에선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앞두고 명분 쌓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고도예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