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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매일 美최우선”…첫날 행정명령 융단폭격

트럼프 “매일 美최우선”…첫날 행정명령 융단폭격

Posted January. 22, 2025 07:49   

Updated January. 22, 2025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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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20일(현지 시간)에만 총 45건의 행정조치(행정명령 25건, 각서 11개, 선언문 5개, 임명 4개)에 서명했다. 또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의 조치 78건을 철회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집권 2기 첫날부터 사실상 100건이 넘는 행정 조치에 서명하면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특히 의회 승인 없이 대통령 서명만으로 정책 추진이 가능한 행정명령을 최대한 활용해 반(反)이민을 포함한 미국 우선주의 공약들을 빠르게 밀어붙이고 바이든 행정부의 흔적을 없애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임기 초부터 강력한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스톰’으로 집권 1기 때 완성하지 못한 ‘트럼프식 아메리카니즘’ 기조를 정착시키려는 것으로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멕시코와 접한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후 불법 이민자의 망명 금지, 국경장벽 건설 등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각종 반이민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기존 무역협정을 재점검하고 무역 적자의 원인을 조사하라고도 지시했다. 고율관세 부과 의지를 드러낸 행보로 풀이된다.

또 친(親)환경, ‘다양성·형평성·포용성(DEI)’ 등 바이든 행정부가 중시한 정책도 속속 폐지했다. 그는 집권 1기 때 ‘파리협정’에서 탈퇴했지만 바이든 전 대통령이 취임 후 다시 가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의 유명 실내 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지지층들의 환호 속에 이 협정에서 다시 탈퇴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기 취임 때도 전임자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법)’ 폐기를 위한 행정명령을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13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임식에서 “미국의 황금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선포한 뒤 “나는 임기 중 하루도 빠지지 않고 미국을 최우선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취재진과의 응답 도중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지칭했다. 국제사회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과는 다르지만 사실상 핵을 보유한 나라들을 지칭할 때 쓰이는 표현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거론하며 “그를 좋아했고 매우 잘 지냈다. 그 역시 나의 귀환을 반길 것”이라고도 했다. 집권 2기 중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추진할 뜻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신진우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