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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李 회담…정치든 협치든 상호 이해와 자제가 최소 조건

尹-李 회담…정치든 협치든 상호 이해와 자제가 최소 조건

Posted April. 29, 2024 08:05   

Updated April. 29, 20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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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오늘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난다. 1시간 남짓 예상되는 차담(茶談)회는 현 정권 출범 후 약 2년 만에 두 사람이 국정을 논의하는 첫 자리다. 2차례 사전 조율에서 의제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오찬을 겸한 회담이 아닌 차담 형식으로 성사됐다. 꽉 막힌 정치, 팍팍한 민생 등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직접 만나 함께 논의하고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두 사람은 어떻게든 생산적 결과를 내야 할 부담을 안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번 회담에서 민생 현안을 주로 논의하겠다고 밝혀왔다. 또 의정 갈등으로 생긴 의료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이 대표의 의견을 듣고 해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 원 지급을 위한 13조 규모의 추경예산 편성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또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법을 처리할 때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하지 않도록 요청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김건희 특검법이 거론될 수도 있다. 양곡관리법 등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의 재입법도 논의할 뜻도 밝혀 왔다.

오늘 회담은 이처럼 명백한 입장 차이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의 정치, 여야의 정치가 복원되는 첫 출발점이 돼야 한다.야당 협조가 절대적인 여소야대 국회인데도 지난 2년 동안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담이 한번도 없었다는 것 자체가 정치의 부재를 상징한다. 총선 참패 로 떠밀린 형국이 되긴 했지만 윤 대통령이 “이젠 정치를 하겠다”고 밝힌 대로 협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든 협치든 시급한 건 최소한의 상호 자제와 이해의 자세일 것이다. 여소야대 국회를 경험한 대통령이나, 거듭된 회담 제의에도 응답 듣지 못했던 이 대표는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것이다. 이 대표는 총선 압승의 여세를 몰아 대통령을 압박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되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성숙함을 두 사람 모두 보여줘야 한다. 양쪽의 강경파는 못마땅할 수 있지만 막 첫발을 뗀 오늘과 같은 회담은 지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대선 이후 깊은 앙금을 지니고 있을 테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이런 감정을 앞세울 만큼 여유롭지 않다. 민심을 따르고, 민생을 챙기는 일 이외의 사안은 오늘만큼은 후순위로 미뤄놓아야 한다. 그것이 대통령다운 길이고, 제1당 대표다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