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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의 ‘난민 떠넘기기’ 시도, 유럽인권재판소가 막았다

英의 ‘난민 떠넘기기’ 시도, 유럽인권재판소가 막았다

Posted June. 16, 2022 07:41   

Updated June. 16, 2022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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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인권재판소(ECHR)가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에 온 외국인 불법 이민자와 망명 신청자를 비행기에 태워 르완다로 보내려던 영국 정부 시도를 무산시켰다.

 영국 BBC에 따르면 14일(현지 시간) ECHR는 영국 정부에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이송하려는 계획을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영국 공군기지에서 난민 신청자 7명을 태우고 르완다로 가려던 비행기는 이륙 몇 분 전에 멈췄다.

 ECHR는 르완다행 비행기에 탄 이라크 남성이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실질적 위험에 놓여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이들이 르완다에서 공정하고 효율적인 난민 심사를 받기 어렵고, 르완다가 ‘안전한 제3국’이라기에는 심각한 논란이 있다고 영국 대법원이 인정한 점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올 4월 르완다 정부와 개발 원조 1억2000만 파운드(약 1865억 원) 제공 조건으로 불법 이주민을 르완다로 보내는 협약을 맺었다. 영국 정부는 목숨을 건 망명 시도와 인신매매 방지를 위해서라고 해명했지만 인권단체들은 ‘난민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영국 정부는 이날 “실망스럽다”며 다음 비행 준비에 착수해 이주민 이송 강행을 예고했다. 영국 대법원은 다음 달 르완다 이주 계획 적법성 여부를 판단한다. 지난해 소형 보트를 타고 영국에 온 불법 이민자는 전년 대비 약 2만 명 많은 2만8526명이었다.


김수현기자 new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