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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名聲)의 초상

Posted April. 21, 2022 08:05   

Updated April. 21, 2022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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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닉슨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최초로 중국을 방문한다고 발표했을 때였다. 완강한 반공주의자였던 닉슨의 중국 방문은 워홀에게 큰 충격이자 작품의 영감이 됐다. 정치에는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19세기 영국 정치가 파머스턴의 말도 떠올랐을 테다.

 워홀이 선택한 이미지는 ‘마오 주석 어록’에 실린 흑백 초상화다. 휴대용으로 작게 제작된 이 책은 마오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해 제작된 것으로 문화대혁명 기간 중국민이라면 의무적으로 휴대해야 했다.

 워홀은 1972년부터 1973년 사이 10점의 다양한 마오 초상화를 제작한 뒤 이를 각각 수백 점의 에디션으로 복제했다. 이는 닉슨의 방중 뉴스 보도가 TV에서 지속적으로 반복 재생되는 것에 대한 비유이기도 했다. 이렇게 미국에서 대량 생산되고 유통된 마오의 초상은 더 이상 위압적이고 영웅적인 정치인의 이미지가 아니라 코카콜라처럼 가볍고 먼로처럼 화려한 팝아트의 아이콘이 됐다. 어쩌면 워홀이 그리고자 했던 건 마오쩌둥이라는 유명인의 명성이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