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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비전•균형감•참신함 안 보이는 尹 마이웨이 組閣

국정비전•균형감•참신함 안 보이는 尹 마이웨이 組閣

Posted April. 15, 2022 07:57   

Updated April. 15,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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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인선이 완료됐다. 윤 당선인은 어제 고용노동부와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를 끝으로 국무총리와 18개 부처 장관 인선을 마무리했다. 이번 조각(組閣)은 단지 어떤 인물로 새 정부를 꾸릴지의 문제만은 아니었다. 포용과 탕평의 의지는 있는지, 인재풀은 얼마나 풍성한지,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지를 드러내는 시험대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균형감이나 참신함은 보이지 않고 국정의 큰 그림도 확인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윤 당선인은 “할당이나 안배를 하지 않겠다”며 ‘실력주의’를 강조해 왔다. 유능한 분을 찾아 지명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지역 세대 남녀 등의 균형이 잡힐 것이란 설명이었다. 그러나 얼마나 폭넓게 공직 역량이 검증된 참신한 인재를 구하려 노력했는지 의문이 든다. ‘검찰 핵심 측근’ ‘고교 후배’ ‘40년 지기’ 등을 발탁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며 좁은 인재풀의 한계를 드러냈다.

 한덕수 총리 후보자는 국회 인준 통과를 감안한 카드였는지 모르나 고액 고문료 등 여러 검증 이슈가 불거지고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몸담았던 인물도 여럿 눈에 띈다. 총리, 경제부총리, 대통령 비서실장이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다. 내 편 네 편을 넘어 실력 있는 인재를 등용하겠다고 했지만 포용 인사 사례도 보기 힘들다. 어떤 연유인지 안철수 인수위원장 측 인사는 내각에 1명도 들어가지 못했다. 당장 공동정부 위기론이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

 지역이나 세대 남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사람을 꿰맞추는 식도 곤란하지만 이를 도외시하는 것처럼 비친 것도 유감이다. 장관 후보 중 7명이 영남이다. 호남은 한 총리 후보자를 포함해 2명에 그쳤다. 서울대와 고려대 출신이 절대 다수다. 여성은 3명에 불과했다. 만 49세의 한동훈 법무장관 후보자 외엔 전원 50대 이상이다. 내각 역동성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명 한명은 각자 나름대로 전문성을 갖췄을 수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내각의 조화다. 윤 당선인은 책임 총리, 책임 장관을 강조했지만 한 후보자의 인사 추천권은 형식적으로만 행사된 듯한 분위기다. ‘한덕수 내각’의 색깔 자체가 모호하고 자칫 총리와 장관이 따로 돌아가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제라도 윤 당선인은 어떤 비전과 목표를 가지고 경제 외교 복지 등 국정을 운영할지, 장관들은 어떤 미션을 수행토록 할 것인지를 좀 더 분명히 국민 앞에 밝힐 필요가 있다. 또 차관 등 인사를 통해 장관 인사에서 지적된 균형감과 참신함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각에서 윤 당선인의 마이웨이 인사 스타일만 확인한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