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꼬리 무는 보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격화

꼬리 무는 보복…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충돌 격화

Posted May. 13, 2021 07:23   

Updated May. 13, 2021 07:23

中文

 7일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이 전면전 양상을 띠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 아랍계 주민이 많은 중부 로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스라엘군이 11, 12일 가자지구를 잇달아 폭격하자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역시 로켓포 보복 공격을 가했다. 현재까지 팔레스타인인 35명, 이스라엘인 5명 등 양측의 합계 사망자가 4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 또한 200명을 돌파해 2014년 양측 충돌로 2213명이 숨진 ‘50일 전쟁’이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로드에서는 반이스라엘 시위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한 아랍계 남성이 유대계 남성의 총에 숨졌다. 유대계 남성은 “아랍계 주민이 나에게 폭탄과 돌을 던지려 했다. 방어 차원에서 총을 썼다”고 주장했다. 아랍계 주민들은 무기가 없는 일반인을 고의로 겨냥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11일 아랍계 주민들은 피해자의 장례식에 모여 경찰과 거세게 충돌했다. 야이르 레비보 시장은 “현 상황이 사실상 내전 상태”라고 밝혔다. 라말라, 아크레, 와디아라 등 아랍계 주민이 많은 다른 도시에서도 연일 반정부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인구 930만 명의 이스라엘에는 약 20%의 아랍계 주민이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아랍계 주민이 대규모 폭동을 일으켰다”고 비난했다. 현 상황의 책임이 하마스에 있다며 “그들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공격 강도를 높이겠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벽의 수호자’라는 작전명하에 12일 주거용 아파트, 치과 등이 입주한 가자지구의 9층짜리 주거 건물을 폭격했다. 이스라엘은 11일에도 전투기 80대를 동원해 가자지구 곳곳을 폭격했다. 이번 사태로 숨진 대부분의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이날 폭격으로 무너진 한 13층짜리 주거 건물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마스 역시 ‘예루살렘의 검’이라는 작전명으로 이스라엘 곳곳에 수백 발의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확전을 원한다면 우리도 준비돼 있다”고 맞섰다. 가자지구의 또 다른 무장단체 이슬라믹지하드 또한 하마스에 가세해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다. 이스라믹지하드는 12일 “적이 민간인과 건물을 공격한 데 따른 보복으로 오늘 오전 5시 로켓포 100발을 비롯해 강력한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양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1일 잇달아 교전 중단을 촉구했다. 유엔은 12일 비공개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임현석 l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