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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정상들 “美, 백신 수출금지부터 풀어야”

EU 정상들 “美, 백신 수출금지부터 풀어야”

Posted May. 10, 2021 07:19   

Updated May. 10, 202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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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연합(EU) 정상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지식재산권(지재권) 유예보다는 미국이 수출 규제를 푸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밝힌 백신 지재권 포기에 대한 지지 의사가 세계적인 백신 부족 사태를 당장 해결하는 데는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것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7일(현지 시간) 포르투갈 포르투에서 열린 EU 정상 화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지재권 유예로는 중단기적으로 단 한 개의 코로나19 백신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을 대량 수출하는 EU처럼 모든 나라가 백신을 대규모로 수출한다는 약속에 동참해 달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재권 포기 지지를 환영했던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상도 비슷한 주장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재권 유예가 아니라 백신을 세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시급하다”라며 “백신과 백신 원료 수출 금지를 중단할 것을 미국에 요구한다”고 밝혔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특허를 푸는 것이 백신 생산량 증가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같은 의견을 밝혔다. 미국은 국방물자생산법을 동원해 코로나19 백신과 원료물자, 제조장비 등이 미국 내에 우선 공급되도록 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코로나19 백신 지재권 유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실제 복제 백신 생산까지는 정밀 공정과 수많은 노하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미국의 백신 제조사인 모더나 최고경영자(CEO) 스테판 방셀은 올 2월 “세계적 수요를 감당할 만큼 복잡한 복제(similar) 백신을 빠르게 제조할 수 있는 회사는 없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한 바 있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