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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소득 줄고 물가 급등, 벼랑 끝 내몰리는 서민 살림

일자리•소득 줄고 물가 급등, 벼랑 끝 내몰리는 서민 살림

Posted February. 23, 2021 07:31   

Updated February. 23, 2021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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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름 값과 식품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어제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전국 휘발유 값은 13주 연속 상승해 지난주 L당 1463.2원을 나타냈다. 빵 두부 즉석밥 등 서민 생계와 밀접한 식품 가격도 최근 7∼14% 줄줄이 인상됐다. 국제 시장에서 급등한 원유와 곡물 가격이 국내 생활 물가를 끌어올린 결과다. 가뜩이나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서민들은 급등한 물가를 감당하기 어렵다. 코로나 최대 피해자인 서민들이 하루하루 생계조차 버거운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고 봐야 한다.

 국제 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1년 새 20% 가까이 올랐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대두 옥수수 밀 등은 1년 새 약 40% 상승했다. 현지에서는 이 같은 상승세가 글로벌 유동성 증가의 영향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국제 원자재 및 곡물 값은 3주∼6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를 끌어올린다고 한다.

 국내 물가는 표면적으로 매우 안정돼 있다.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6% 상승에 그쳤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여행과 숙박 등의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체 물가가 안정된 것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 현상이라는 지적이 많다. 거리두기로 가정 내 식료품 소비가 늘었으므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상당히 올랐다고 봐야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서민 살림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은 13.2% 감소했다. 일용직·임시직 일자리가 급감해 저소득층이 직격탄을 맞았다. 고용 지표는 최악인데 통계에 실업자로 분류되지도 않는 ‘그냥 쉬고, 일이 없어 쉬고(일시 휴직자), 구직을 단념한’ 사람이 무려 438만 명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일용직 근로자나 소상공인 등 서민들이다.

 원자재 값이 오르는 추세로 볼 때 공산품 가격과 전기료, 공공요금 등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금리 인상이 불가피해져 서민들의 부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는 0%대 물가 지표만 보지 말고 서민에게 민감한 품목과 요금을 세밀하게 살펴야 한다. 또 이런 상황에서 전 국민에게 위로금을 주는 것은 재고하는 것이 마땅하다. 지원금이든 위로금이든 정말 어려운 서민에게 집중해서 나눠주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리는 모든 제도와 관행도 없애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