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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기업 사상최대 기부… 코로나한파 녹인 ‘이웃사랑’ 백신

개인•기업 사상최대 기부… 코로나한파 녹인 ‘이웃사랑’ 백신

Posted February. 02, 2021 07:29   

Updated February. 02, 2021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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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유의 코로나19 한파에도 ‘사랑의 온도탑’이 114.5도까지 올라갔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최근 두 달간 연말연시 기부캠페인을 벌인 결과 목표액(3500억원)의 114.5%인 4009억 원을 모았다고 어제 발표했다. 지난해 연간 모금액도 8462억 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기업들의 통 큰 기부가 주를 이뤘지만 개인이 쌈짓돈을 털어 모은 비중도 30%가 넘었다.

 개인 후원 증가세는 다른 모금 캠페인에서 두드러졌다고 한다. 서울시 기부심사위원회를 거쳐 전달된 개인 기부액은 2019년 12억 원에서 지난해 58억원으로 5배가 됐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개인 후원도 630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13% 증가했다.

 서울에 사는 50대 장애인은 “어려울 때 받았던 도움을 돌려주고 싶다”며 쌀 20포대를 기부했다. 부산의 60대 남성은 모친상 조의금 중 장례비를 제외한 1000만 원을 내놓았다. 2년간 폐지를 팔아 모은 돈 50만원을 기탁한 70대 노인, 돼지 저금통을 털어 핫팩 700개를 보내온 초등학생, 마스크 100장을 조용히 놓고 간 30대 남성도 있었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지난해 단체 헌혈은 줄었지만 개인 헌혈자는 196만 명으로 2만 명 넘게 늘었다.

 코로나 충격으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일수록 큰 피해를 입는 ‘K’자형 양극화가 우려되는 상황이어서 자발적인 나눔 운동이 더욱 반갑다. 지난해 3분기(7∼9월) 통계를 보면 소득 하위 40%만 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지만 상용 근로자는 늘고 임시·일용직만 41만 명 넘게 줄었다.

 최근 폭설이 내리던 날 서울역 앞에서 언 몸으로 커피 한 잔을 사달라는 노숙인에게 입고 있던 외투와 장갑을 건네는 중년 남성의 사진이 신문에 보도돼 감동을 주었다. 어려운 때일수록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가진 것을 내어주는 간절한 마음들이 모여 큰 힘을 발휘해왔다. 코로나에도 기부금은 늘었다는 소식에 숱한 전화(戰禍)와 재해를 이겨낸 환난상휼(患難相恤)의 전통을 떠올리며 백신을 맞은 듯 움츠러든 가슴을 펴고 코로나 위기에 맞서는 용기를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