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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모지’ 창동 일대에 음악 허브 조성

‘문화 불모지’ 창동 일대에 음악 허브 조성

Posted December. 30, 2020 07:30   

Updated December. 30, 20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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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 관련 유명 유튜브 채널인 ‘힙합엘이(HIPHOPLE)’와 ‘OPCD오픈창동’에서는 10월부터 2개월간 독특한 방식의 오디션이 열렸다. 유명 뮤지션이 공개한 비트 등 샘플링을 활용해 신인 음악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역량을 뽐낸 것이다.

 새로운 형식을 선보인 이 오디션 이름은 ‘WMM 2020(We Make Music 2020)’이다. 서울시와 도봉구는 2018년부터 매년 신인 음악가를 위한 오디션을 개최해 왔지만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 방식으로 행사를 열었다.

 시 관계자는 “작곡가, 엔지니어 등 다양한 신인 음악가 9519명이 창작 오디션에 참여했다”며 “더콰이엇, 진보, 선우정아, 기린&유누, 창모 등이 공개한 샘플팩(작업기) 영상들의 조회수는 30만 회를 넘길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역 인근에는 음악과 최신 트렌드를 매개로 한 복합문화공간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시는 최근 이 일대에 공공형 스튜디오 ‘이음(e音)’과 공유 오피스 ‘공음(共音)’을 조성하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음과 공음은 국내 최초의 독립창작자를 위한 협력 창작 지원공간이다. 시는 공간 조성에 약 24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이곳에는 수준급 창작용 장비와 영상제작설비가 설치됐다. 청년음악가들은 음악 창작 활동이나 음악가 간 네트워킹, 음원 및 영상 제작을 지원받을 수 있고 마케팅, 홍보 등도 도움받을 수 있다.

  ‘문화 불모지’였던 창동 일대에 음악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이 일대를 공연 ‘핫스폿’이자 ‘음악도시’로 바꾸려는 노력은 ‘플랫폼 창동 61’을 조성할 때부터 시작됐다. 2016년 4월 개장한 플랫폼 창동 61은 컨테이너박스 61개로 구성된 이색 문화공간이다. 창동역 환승주차장 터에 연면적 2456m², 지상 1∼3층 규모로 지어진 이 공간에는 음악, 공연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 있다. 특히 이곳의 대표 공연장인 ‘레드박스’는 수준급 음향과 조명 시설을 갖춰 이곳을 찾는 뮤지션과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25년에는 2만 석 규모의 초대형 공연장 ‘서울아레나’가 인근에 들어선다. 시는 서울아레나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위에 16개 대학이 밀집해 매년 문화예술 관련 학생 2만 명이 배출될 만큼 인적 인프라가 풍부하고 위치 역시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요코하마아레나와 사이타마슈퍼아레나는 도쿄 도심에서 각각 35km와 26km 떨어져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아레나는 서울역에서 지하철로 30분 거리인 데다 인천국제공항에서도 자동차로 약 55분 거리”라며 “도시 외곽에 있는 외국의 주요 아레나보다 교통 접근성이 좋다”고 설명했다.

 기초자치단체의 지원책도 나오고 있다. 도봉구는 최근 기초지자체 중 최초로 음악산업지원조례를 제정해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이 조례에는 독립창작자의 지역 유입 및 산업기반 조성을 위한 각종 지원 사항이 담겼다. WMM 2020의 경우 내년부터 오디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음악, 공연 관련 기업뿐 아니라 방송, 광고, 게임 등 문화 관련 기업 약 300곳이 인근에 입주하고 일자리 1만3000개도 새로 만들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학진 시 행정2부시장은 “이 일대에 홍대를 대체할 새로운 음악 중심지인 ‘창동 시대’를 열고, 이 지역을 도시재생 대표 성공 모델이자 수도권 동북부 480만 일자리 및 문화 중심지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