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평창올림픽 개막식 해킹 주범은 러시아 軍정보기관”

“평창올림픽 개막식 해킹 주범은 러시아 軍정보기관”

Posted October. 21, 2020 08:11   

Updated October. 21, 2020 08:11

中文

 미국과 영국이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 해킹 사태의 주범으로 러시아 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GRU) 산하 ‘74455’ 부대를 지목했다. 당시 공격으로 개회식 도중 메인 기자회견장에 설치된 방송시스템이 꺼지고 조직위원회 홈페이지에 접속장애가 발생했다.

 CNN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9일 “러시아 군 정보기관 요원이 평창 올림픽 관련 컴퓨터 수천 대의 데이터를 삭제해 작동 불능으로 만들었다. 이들이 ‘올림픽 파괴자(Olympic Destroyer)’란 악성코드로 공격을 가했다”며 “공격 이유는 보복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부대 소속 정보요원 6명을 컴퓨터 사기, 신원 도용, 컴퓨터 손상 등 7개 죄목으로 기소하기로 했다고도 덧붙였다.

 2014년 러시아 남부 휴양도시 소치에서 열린 겨울올림픽 당시 러시아 정부는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자국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복용시켰다. 이후 이를 조직적으로 은폐한 사실까지 드러나자 2017년 12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 선수단의 평창 올림픽 출전을 금지시켰다. 이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미다.

 러시아 해커들은 공격 후 중국 및 북한 해커가 한 것처럼 위장하는 치졸한 짓까지 저질렀다. 존 디머스 미 법무차관보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은 심술부리는 아이와 한 국가의 자원이 결합된 사례”라고 질타했다. 미 언론은 이번 기소가 2016년 미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러시아 정보기관이 다음 달 대선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단속하고 경고를 주려는 차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날 영국 외교부 역시 2016년 우크라이나 전력망이 악성코드 공격을 받아 같은 해 겨울 동유럽 전체의 난방·전력이 마비된 사태, 2017년 5월 프랑스 대선 당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캠프 및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발생한 이메일 해킹 사건 역시 러시아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또 국립 사이버보안센터의 최근 조사를 토대로 러시아가 최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 및 후원자들에게도 가짜 계정과 웹사이트를 만들어 해킹을 준비하는 등 공격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김윤종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