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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입국거부, 요르단 등 7개국 확산

Posted February. 25, 2020 07:35   

Updated February. 25, 202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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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한국 입·출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다. 23일(현지 시간) 요르단이 한국인 입국 금지를 공식 결정했고,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도 사실상 한국인 입국을 막았다. 카타르와 마카오는 한국인 입국자를 14일간 자가 또는 시설에서 격리시키기로 했다. 호주는 한국 여행 위험 경보를 2단계로 높였다.

 24일 기준 한국인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한 나라는 7개(이스라엘, 요르단, 모리셔스 등), 검역 강화 등 제한 조치를 취한 나라 및 지역은 9개(카타르, 영국, 마카오 등)로 늘어났다. 해외 거주 교민, 기업 주재원, 관광객들의 어려움 역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카타르 등 한국 기업 활동 위축 우려

 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는 23일 두바이를 경유해 도착한 한국인 신혼부부 등 관광객 36명을 병원으로 예고 없이 이송 조치했다. 외교부는 “일부 관광객이 감기 증상을 보이자 모리셔스 보건부가 임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한 관광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도착 직후엔) 제대로 된 대기 장소, 상황 설명 등을 전혀 제공받지 못했다. 4∼5시간 동안 물 한 모금도 못 마셨다”고 적었다. 이어 “이동해 보니 ‘SHELTER’라고 써 있는 에어컨도, 콘센트조차도 없는 건물로 도착했다”며 “쥐가 돌아다니고 도마뱀이 기어다닌다”고 호소했다.

 22일 갑작스럽게 한국인 입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이스라엘에서는 대한항공 운항이 중단돼 성지순례자 등 관광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이스라엘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23일 터키항공과 러시아항공 등을 이용해 한국인 관광객 200여 명이 출국했다.

 정부는 귀국하지 못한 채 발이 묶여 있는 여행객 약 200명에 대한 전세기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스라엘 정부가 우리 여행객의 조기 귀국을 지원하기 위해 비용 일체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우리 정부가) 전세기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한국 기업들이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카타르에서도 23일부터 한국에서 온 입국자에 대한 14일 격리 조치가 시행되면서 향후 사업 진행 등에 어려움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KOTRA가 진행하는 양국 방문 무역사절단 행사가 취소됐고, 건설사들은 인력 파견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걱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중국, 코로나19 역유입 막으려 검역 강화

 중국은 한국으로부터 코로나19가 역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한국발 승객의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24일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지린(吉林)성 옌지(延吉) 차오양촨(朝陽川) 국제공항은 한국발 승객 전용 통로를 설치해 한국에서 오는 승객을 다른 승객과 물리적으로 분리시키는 특별 방역 통제 조치를 23일 밤부터 시작했다.

 한국 교민이 많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의 류팅(流亭)국제공항은 한국발 승객 전체에 대해 발열 검사를 하고 검역 설문지에 주소와 연락처를 자세히 적게 하고 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베이징 왕징(望京)의 일부 아파트 단지는 ‘한국에서 돌아온 사람은 14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단지를 오갈 수 있는 출입증을 발급해 준다’고 통보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 항공사들의 항공편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에어뉴질랜드는 인천∼오클랜드 노선 운항을 3월 8일∼6월 30일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최근 일본항공, 싱가포르항공, 베트남항공, 타이항공 등 아시아권 항공사들의 한국 노선 중단 또는 감편은 있었으나, 서구권에선 에어뉴질랜드가 처음이다.


이세형 turtle@donga.com · 윤완준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