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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폭탄’에 中企휘청…삼성, 2조6000억 긴급지원 나서

‘코로나 폭탄’에 中企휘청…삼성, 2조6000억 긴급지원 나서

Posted February. 10, 2020 07:49   

Updated February. 10, 20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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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이 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조업 중단, 부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 회사의 경영 안정을 위해 2조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재계에서는 앞서 350여 개 중소 부품 협력사에 1조 원대 자금을 긴급 지원하기로 한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두 번째다.

 이날 삼성은 상생 프로그램과 연계해 1조 원의 운영자금을 무이자·저금리로 대출 지원하고 1조6000억 원 규모의 2월 물품 대금을 조기에 지급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협력사가 긴급 자재를 공급하기 위해 화물을 항공 배송으로 전환하는 경우 물류비용을 실비로 지원할 계획이다. 또 부품을 급히 조달하기 위해 원부자재 구매처를 다변화하는 경우 협력사의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자금 지원에 참여하는 계열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물산 등이다.

 6일 중국 상무부가 기업의 업무 복귀를 통보하면서 상당수 중국 기업을 비롯해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은 이르면 10일부터 본격적인 재가동을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외출 금지령 또는 지역사회 봉쇄 관리 등 강력한 외출 제한 조치를 내린 중국 성(省)과 시(市)가 남아 당분간 인력 공백 및 물류 수급 차질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내수 시장의 수요 위축에 따른 경영 부담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부산상공회의소는 자동차부품 기업, 중국 수출입 기업, 중국 현지 공장을 가진 기업 등 부산지역 제조업체 70곳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 영향을 모니터링한 결과 절반 이상이 직접적인 피해를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기업들의 23.1%는 “이미 피해가 발생했다”고 응답했고 “직접적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라는 기업도 30.8%였다.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에서 공장을 운영하다 한국 정부가 투입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한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 대표는 “조업이 재개돼도 일본과 미국 등 다른 국가 엔지니어가 중국에서 빠져나가 언제 들어올지 기약이 없는 상태라 한동안 정상 가동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감염 우려를 이유로 해외 바이어들이 한국 방문을 취소하면서 거래가 중단된 중소기업도 다수”라며 “지난해 상당수 기업이 불경기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는데 올해 신종 코로나의 영향으로 경영 부담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 · 김호경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