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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불씨 뭉개려는 한국당...인적쇄신에 黃대표 職걸라

변화의 불씨 뭉개려는 한국당...인적쇄신에 黃대표 職걸라

Posted November. 20, 2019 07:33   

Updated November. 20, 20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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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한국당 3선의 김세연 의원이 당 지도부 퇴진 등 과감한 인적 쇄신을 요구했지만 당 지도부는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황교안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지면 물러나겠다고 했고,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은 신속처리안건 법안 저지가 중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심지어 일부 중진 의원은 “김 의원의 ‘한국당이 좀비, 민폐’ 발언은 자기가 먹던 우물에 침을 뱉는 격”이라고 비난했다. 김 의원의 쇄신 요구가 당 차원의 정풍 운동으로 발전하기 보다는 잠복해 있던 당내 계파 갈등을 촉발하는 형국이다.

 한국당은 아직도 탄핵의 덫에 갇힌 채 생계형 ‘웰빙 정당’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 보다는 공천권만 따내어 국회의원직을 챙기려는 풍토가 팽배해 있다. 보수의 품격은커녕 언제 터져 나올지 모르는 의원들의 막말 행진에 보수 성향 유권자들마저 조마조마할 지경이다. 이 같은 현상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다선 중진의원들과 박근혜 정권 때 영입된 계파성향이 강한 정치인들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직을 걸고 과감한 인적쇄신을 주도해야할 황 대표 지도부는 오히려 총선기획단을 측근 중심의 현역의원들로 채울 정도로 시대 흐름을 역행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주류와 여성·청년 대표를 대거 총선기획단에 합류시킨 것과 대조적이었다. 다양화하고 급변하는 추세에 맞춰 외연을 넓혀나가려는 치열한 고민 보다는 반문(反文)정서의 반사이익에 안주하려는 안이한 모습이다.

 물론 내달 초 본회의에 상정될 선거법 등 신속처리법안 처리를 놓고 한국당의 단합은 중요한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당 쇄신 요구를 뭉개고 갈 이유가 될 수는 없다. 2016년 20대 총선부터 이듬해 대통령선거, 지난해 지방선거까지 연전연패한 한국당이 총선에서 변화와 쇄신의 인적쇄신을 보여주지 못하면 ‘영남 자민련’으로 위축되거나 존립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보수 통합 논의는 협의의 당 대 당 통합에 그쳐선 안 된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튼튼한 안보 외교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통합으로 가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기존 문법을 파괴하는 혁신과 쇄신을 이뤄내야 하고, 이를 지렛대 삼아 중도층까지 외연을 확장해야 한다. 공천 물갈이와 험지 출마 등 인적 쇄신은 격렬한 내부 반발을 감수해야 한다.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직을 걸고 돌파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