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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욕 버리고 소박한 삶의 가치 되새겨야”

“탐욕 버리고 소박한 삶의 가치 되새겨야”

Posted December. 26, 2018 07:40   

Updated December. 26, 201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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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란치스코 교황(82)이 성탄 전야 미사에서 현대의 끊임없는 소비주의를 비판하고 소박한 삶의 의미를 되새길 것을 촉구했다.

 AP통신과 영국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교황은 24일(현지 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만족할 줄 모르는 탐욕’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사랑과 자선, 소박함의 가치를 되새길 것을 13억 가톨릭 신자에게 호소했다.

 교황은 이날 설교에서 말구유에서 태어난 예수의 삶을 언급하며 “구유 앞에 서서, 우리는 삶의 양식이 물질적 부가 아닌 사랑, 탐욕이 아닌 자선, 과시가 아닌 소박함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말했다. 이어 “인류의 모든 역사는 오늘날까지도 만족하지 못하는 욕심으로 점철 됐다. 일부가 사치스러운 만찬을 즐길 때 너무 많은 이들은 생존에 필요한 양식조차 없이 지낸다”면서 “내 삶을 위해 이 모든 물질적인 것과 복잡한 삶의 방식이 정말 필요한가. 이러한 불필요한 잉여 없이 더 소박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2013년 남미 출신 최초로 교황에 오른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5년 동안 전 세계의 빈곤과 정치적 억압, 난민 등에 관심을 기울여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로마 지역 노숙인들을 위해 이발소, 샤워시설, 의료시설 등을 성베드로 광장 부근에 마련하도록 지시하는 등 빈민을 위한 정책을 펼쳐왔다고 AP는 전했다.

 약 1만 명의 가톨릭 신도가 참석한 성탄 전야 미사는 바티칸과 로마 주요 관광지 경비가 강화된 가운데 열렸다. 이탈리아 경찰은 지난주 성베드로 대성당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성당들을 폭파하겠다고 위협한 소말리아인을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 소말리아인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조직원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교황은 특히 이번 성탄절을 맞아 자신이 신임하는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을 이라크에 파견해 관심을 모았다.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서 종교적 소수에 속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IS를 비롯한 테러의 타깃이 돼 왔다. 바티칸은 파롤린 추기경이 24일 바그다드에서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총리를,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서 쿠르드지도자들을 각각 만났으며 모술 일대에서 미사도 집전한다고 밝혔다. AP는 바티칸이 이들 중동지역에서 역사적으로 오랫동안 기독교도의 탈출 사태가 빚어지는 것에 대해 수년간 우려를 표해왔다며 이들이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전했다.


구가인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