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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총 ‘리버레이터

3D프린터로 만든 플라스틱 총 ‘리버레이터

Posted August. 01, 2018 08:32   

Updated August. 01, 20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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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차원(3D)프린터를 이용해 플라스틱 총을 만들 수 있는 설계도의 인터넷 공개(1일)를 앞두고 미국에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21개 미국 주정부는 지난달 30일 “공공안전에 전례 없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설계도를 공개해선 안 된다고 연방정부를 압박했다. 21개 주정부의 법무장관들은 국무부와 법무부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설계도 배포 허용은) 테러리스트의 무장을 도울 뿐 아니라 법적으로 총기 소유가 금지된 사람들도 이를 소유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3D프린터 플라스틱 총이 허용되면 신원조회를 거치지 않고도 총기를 소유할 수 있게 돼 총기와 관련된 참사 발생을 앞으로도 막기 어렵다는 것이다. 플라스틱 총은 별도의 등록번호가 없어 추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유령총(ghost gun)’으로도 불린다. 

 그러는 사이 설계도 공개 찬성 진영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총기 소유를 지지하는 비영리단체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는 이미 지난 주말부터 권총 ‘리버레이터(liberator)’와 AR-15 반자동 소총 등의 3D프린터용 설계도를 인터넷을 통해 배포하기 시작했다. 단체 웹사이트엔 “다운로드가 가능한 총기의 시대가 공식적으로 열렸다”란 문구도 등장했다. AR-15 소총 설계도의 경우 27∼29일 사흘간 1000건 이상의 다운로드 횟수를 기록했다. 이 단체는 플라스틱 총의 대중화가 ‘표현의 자유’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3D프린터 플라스틱 총 설계도 배포에 당초 부정적이던 미 연방정부는 최근 돌연 입장을 바꾸며 사실상 ‘디펜스 디스트리뷰티드’의 손을 들어줬다. 이 단체의 창립자인 코디 윌슨은 2013년 4월부터 장난감 블록인 ‘레고’의 재질과 동일한 플라스틱으로 3D프린터를 통해 제작되는 총의 설계도를 인터넷에 올리기 시작했다. 당시 미 국무부는 국제무기거래규정(ITAR) 위반이라며 설계도 게재 및 배포를 금지시켰다. 하지만 총기 소유에 긍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인 올해 6월, 연방정부는 자신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윌슨과 법정 공방을 끝내고 합의에 이르면서 설계도 배포를 허용했다.

 워싱턴과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등 8개 주 법무장관들도 지난달 30일 설계도 배포를 전국적으로 막는 ‘임시 금지 명령’을 내려 달라고 연방법원에 요청했다. 펜실베이니아 주정부는 관련 청문회가 개최되기 전까지 주 내에서의 설계도 다운로드를 잠정적으로 금지시켰다.


한기재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