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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지방소멸

Posted May. 07, 2018 07:21   

Updated May. 07, 20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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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의 지방 소도시에 사는 노인들은 병원에 가거나 장보러 가는 일이 큰 고역이다. 이용자 감소로 인해 버스 노선이 폐지되거나 줄어든 탓이다. 일정액을 내면 부담 없이 탈 수 있는 고령자 전용 택시서비스가 등장한 이유다.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면서 지방이 쇠락위기에 처한 것은 지구촌의 공통 화두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일본은 더욱 심각하다. 2014년 민간싱크탱크인 일본창성회의는 인구가 줄어 행정기능을 유지하기 힘든 지방자치단체를 ‘소멸가능성 도시’로 분류하면서 2040년 일본 지자체 중 3분의 1인, 896곳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요미우리 보도에 따르면 당시의 ‘소멸가능성 도시’ 중 80%가 예상보다 빠른 인구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일본 정부와 지자체의 온갖 대책이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 그런 점에서 시코쿠에 있는 인구 6000여명의 산골마을 가미야마는 지역재생의 성공사례로 주목된다. 과거 인구 절반이 노인이었던 이 곳에는 현재 원격근무가 가능한 IT(정보기술) 기업 10여 곳이 자리 잡고 있다. 덕분에 청년인력도 대거 유입됐다. 도쿄만큼 빠른 초고속통신망을 갖춘 데다 오래된 전통가옥도 수리해 싼 가격에 빌려준다. 예술가에게는 공동작업실을 제공하고 유기농 카페에 장작불 화덕을 사용하는 피자집 등이 들어섰다. 한 마디로,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할 만한 일과 삶의 인프라가 구축된 셈이다.

 ▷마을이 활기를 되찾기까지 숨은 공신이 있다. 이 곳 출신으로 스탠포드 공대를 나온 오미나미 신야는 1999년 비영리단체 ‘그린 밸리’를 설립, 고향 살리기의 창의적 해법을 모색했다. 그 땀의 결실이 오늘의 가미야마로 재탄생했다. 지난해 한국고용정보원은 앞으로 30년 내에 228개 기초지자체 중 85곳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소멸을 막으려면 젊은 세대, 특히 여성이 살고 싶은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 땅의 미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