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이승기 “다음엔 깡패-사기꾼 역할 하고싶네요”

이승기 “다음엔 깡패-사기꾼 역할 하고싶네요”

Posted March. 12, 2018 07:32   

Updated March. 12, 2018 07:32

中文

 “요즘 하루에 2, 3시간 자면서 지내요. 영화는 촬영한지 몇 년 돼 ‘성적이 안 좋아도 실망하지 말자’고 마음을 다잡았는데, 다행히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올해는 뭘 해도 좀 되겠구나 싶었어요.”

 가수이자 배우, 예능인까지…. 이승기 씨(32)에게는 여러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지난해 10월 제대 뒤 잠시 쉬어갈 법도 한데, 이 씨는 군에 있을 때보다 요즘 더 강행군이다. 이 씨는 최근 개봉한 로맨스사극 ‘궁합’에서 부마 후보 탐방을 돕다가 옹주와 사랑에 빠지는 역술가 서도윤 역을 선보였다. 영화로는 2015년 ‘오늘의 연애’ 이후 두 번째. 입대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10일 기준 관객 수 120만 명을 돌파했다.

 “영화 속 역술가 역을 제대로 소화하려 유명하다고 소문난 역술원들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그분들 특징이 굉장히 확신에 차서 말하더라고요. 거침없고 막힘없고, 마치 모든 걸 꿰뚫어보는 듯이요. ‘내 생각은’처럼 모호한 표현도 안 쓰고요. 그걸 그대로 서도윤 캐릭터에 가져왔어요. 제 사주는 ‘나쁘지 않다’는데, 결혼은 30대 후반에 한다고….”

 이 씨는 입대 전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로 ‘국민 남동생’이라 불리기도 했다. 워낙 착실한 성격 탓에 선배들로부터 “너무 열심히 하지 마라”는 농담 섞인 핀잔을 들을 정도다.

 “기왕 열심히 하는 거 티 좀 내야죠! 주변 사람들이 ‘편하게 너답게 해’ 이러는데, 이게 저 다운 거거든요. 열심히 준비해놓고 못한 척, 안 한 척 못하는 성격입니다. 잘은 못하더라도 열심히는 한다는 게 제 철칙이죠.”

 입대 전후 열심히 사는 건 똑같지만 하나 달라진 게 있다고 했다. ‘우주 정복도 할 수 있다’ 싶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단다.

 “사회에서 절대 느끼지 못할 신체적, 정신적 한계를 겪었어요. 진짜 못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내 의지로, 전우애로 결국 해내더라고요. 이젠 무슨 일에도 겁이 안 납니다. 올겨울이 지독하게 추웠잖아요? 전 옷도 두껍게 안 입고 최대한 버텼어요. ‘다 마인드의 문제다!’하면서요, 하하.”

 앞으로의 연기는 로맨스나 코미디 장르를 벗어나 거칠고 남성적인 캐릭터를 소망했다. “단 2, 3개 장면만 나와도 상관없어요. 송강호 황정민 같은 선배님들과 함께 작품을 하고 싶습니다. 역할로 치면 ‘깡패’ ‘사기꾼’ 이런 연기도 하고 싶고. 제 얼굴이 착해 보이지만 조명에 따라 은근히 악마 같은 면도 있거든요.(웃음)”

 아직 영화 쪽은 경력이 짧지만, ‘신뢰받는 배우’로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관객과 제작진에게 ‘이승기가 이 역할하면 충분히 해낼 것’이란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에 쏟아 부을 에너지가 엄청 많습니다.”


장선희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