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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220개국 시청자, 사상 첫 ‘VR 올림픽’ 체험”

“전세계 220개국 시청자, 사상 첫 ‘VR 올림픽’ 체험”

Posted January. 10, 2018 08:44   

Updated January. 10, 201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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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올림픽 기간 세계인의 눈이 되어줄 국제방송센터(IBC)가 9일 문을 열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단체인 올림픽방송(OBS)은 지난해 11월 1일부터 대관령 칼바람을 뚫고 세계 중계권사들의 방송장비 설치를 시작해 약 두 달 만에 전 세계 86개 중계권사를 맞을 준비를 모두 마쳤다.

 IOC가 올림픽을 치르며 거둬들이는 수익의 약 50%가 방송 중계권료에서 나온다. 따라서 올림픽 성공은 방송 중계의 성공과 맞닿아 있다. IOC는 이미 2017∼2020년(중계권은 여름·겨울올림픽을 하나로 묶어 4년 주기로 장기 계약) 올림픽 중계권료 판매로 역대 최고인 45억 달러(약 4조8060억 원)의 수익을 냈다.

 올림픽 방송 중계를 총괄하는 OBS는 전 세계 중계사가 모두 모이는 이 IBC의 건축부터 경기 촬영, 방송 송신, 폐막 후 IBC 해체까지 모든 과정을 맡는다. OBS가 생기기 전에는 개최국 조직위가 주관 방송사 역할을 했지만 2001년 OBS가 공식 출범하면서 개최국의 재정 부담이 줄었다. OBS는 올림픽에서 단 한 경기도 빠짐없이 모든 대회와 시상식의 방송을 중계권사에 제공하고 이를 통해 올림픽이 전 세계 시청자에게 전달된다. 평창 올림픽 경기가 방송되는 전 세계 국가는 220개에 이른다.

 평창 올림픽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세계인에게 다가가게 될까. 평창 올림픽 중계를 둘러싼 궁금증을 야니스 엑사르코스 OBS 최고경영자(54·그리스·사진)에게 e메일로 물었다.

 ―평창에는 누가 얼마나 오나.

 “OBS에는 32개국 출신의 총 162명의 정규 직원이 있다. 직원들은 평균 6차례 올림픽 경험이 있는 베테랑이다. 올림픽 기간에는 추가적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실력 있고 경험 많은 방송 프리랜서들을 고용한다. 주로 엔지니어, 제작, 화물, 방송 지원, 정보 등의 전문가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2017년 11월 기준 OBS에서 평창에 파견하는 인원은 총 4325명이다. 이 중에는 방송트레이닝프로그램(BTP)에 선발된 한국 대학생 700명도 참가한다. BTP는 개최국에 OBS의 방송 레거시도 함께 남기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개최국의 몇몇 대학과 공조해 선발된 학생들은 세계 최대의 방송 중계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현장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 선발된 학생들은 오디오, 카메라 어시스턴트, 연락 담당 등으로 현장에 투입된다. 물론 유급이다. 직원들은 조직위가 제공하는 미디어 빌리지, 인근 호텔에서 지낸다.”

 OBS가 자체적으로 전 종목 중계방송을 제작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각국 중계권사가 메인 방송 중계 촬영을 담당하기도 한다. 한국 방송사 역시 전통적으로 강한 종목인 쇼트트랙을 OBS 대신 대표로 중계한다.

 ―평창 IBC의 특징을 소개한다면….

 “알펜시아 리조트 맞은편에 위치한 평창 IBC는 역대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산간지역에 있는 IBC다. 이전 겨울올림픽에서 IBC는 늘 해안이나 도심, 혹은 빙상경기장 주변에 위치했다. ‘지속 가능한 올림픽’이라는 모토 아래 OBS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IBC 제작 때 사용했던 모듈을 재활용했다. 조립식 패널을 포함해 5만 m³의 쓰레기 발생을 막은 것이다.”

 ―평창 올림픽 중계가 과거와 다른 점은….

 “겨울올림픽 중계 역사상 처음으로 평창 올림픽에서는 전 세계 시청자들이 고화질 가상현실(VR) 중계를 볼 수 있게 됐다. OBS는 VR 중계와 더불어 넓은 시야를 보여주는 파노라마 화면도 제작해 중계권사에 판매할 예정이다. 평창 올림픽 기간에 최소 55시간 이상의 VR 생중계가 이뤄진다. VR 방송은 삼성 갤럭시 기어VR, 데이드림, 윈도 믹스드 리얼리티, iOS, 안드로이드,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볼 수 있다. OBS는 다양한 종목의 VR 생중계나 하이라이트를 제공하려 노력할 것이다. 개·폐회식을 포함해 알파인스키, 컬링, 피겨스케이팅, 아이스하키, 스켈레톤, 쇼트트랙, 스키점프, 스노보드 등 최소 하루 1종목 이상의 경기가 VR로 제작될 것이다. 특히 봅슬레이의 경우 겨울올림픽 최초로 와이어리스 온보드 포인트 오브 뷰(POV·1인칭 시점으로 자신이 직접 보는 듯한 효과 제공) 카메라를 사용한다. 5세대(5G) 기술을 활용해 전달되는 POV 카메라 화면은 생동감 있는 스피드를 그대로 전달할 것이다. 물론 OBS는 앞으로 다른 종목에서도 POV를 활용할 수 있도록 검토할 것이다.”

 ―늘어난 소셜네트워트서비스(SNS) 수요에 따른 OBS의 대책은….

 “디지털 플랫폼과 기술의 발달은 스포츠 관람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켰다. 더 이상 텔레비전 방송 시간이나 방송 카메라의 양이 중요하기보다 콘텐츠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다. SNS로 연결된 시청자들의 변화에 발맞춰 OBS도 젊은 세대를 스포츠 중계의 핵심 소비층으로 끌어들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OBS는 중계권사들에 소셜미디어에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자료를 제공할 예정이다. 데이터 분석, 다양한 각도, 슈퍼 슬로모션, 360도 리플레이 기술 등이 여기에 속한다. 소치 때부터 출시한 올림픽비디오플레이어(OVP)도 계속 제공한다. 컴퓨터는 물론이고 태블릿 PC,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중계와 원하는 경기를 다시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지금까지 많은 올림픽을 치러 왔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2016년 리우 올림픽의 난민팀이 될 것 같다. 올림픽 정신에 부합해 난민팀은 역경에 맞서는 놀라운 힘을 보여줬고 세계가 보는 앞에서 불가능을 가능하게 했다.”

 ―평창올림픽에서 OBS가 가장 기대하는 것은….

 “한국의 아름다운 풍광, 문화, 사람들을 세계인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가 혼란한 시기이지만 평창이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스포츠의 힘을 되새김해주는 이벤트가 되길 바란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