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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지도반출 막았지만 정부 할 일은 이제부터다

구글 지도반출 막았지만 정부 할 일은 이제부터다

Posted August. 25, 2016 06:55   

Updated August. 25, 2016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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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병우 민정수석비서관의 직권남용, 횡령 혐의와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 혐의를 동시에 수사하는 윤갑근 특별수사팀장(고검장)이 어제 수사팀 구성을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은 닷새 동안이나 장고하면서 우 수석과 이런 저런 연고가 있는 부장검사들이 많은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맡기지 않고 특별수사팀을 구성하면서 고심을 한 흔적이 엿보인다.

 그러나 윤 팀장도 수사대상인 우 수석과 사법연수원 19기 동기이고 2014년 ‘정윤회 동향 문건’ 수사 때는 반부패부장으로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과 공조한 전력이 있다. 그는 “개인적인 인연에 연연해서 (수사)할 정도로 그렇게 미련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과연 현직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를 자신의 말처럼 공정, 신속,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특별수사팀을 직속으로 두고 우 수석 수사를 사실상 직접 지휘하는 것에서 강한 의지를 읽을 수는 있다. 하지만 우 수석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면 수사 진행과정을 보고 받게 된다. 피의자가 수사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수사 대상자가 진행과정을 알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식이 돼서는 수사결과와 관계없이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임기가 보장되는 검찰총장으로서 정권의 임기 말에 엄정한 수사를 하려는 의지를 갖고 있을 수 있으나 청와대 민정수석은 모든 검찰간부들의 존안파일을 쥐고 인사에 영양을 미칠 수 있는 자리다. 검찰총장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수사팀 검사들은 청와대의 눈치를 볼 수도 있다. 

 과거에도 법무부장관이나 검찰의 고위직이 수사를 받게 되면 사표를 낸 뒤에 검찰에 출두했다. 어느 모로 보나 우 수석이 사표를 내고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정도이고 정치권에서도 그런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는 임명직이니 임명권자에게만 잘 보이면 그만이다”는 생각은 교만이라며 국민을 두렵게 생각하지 않는 공직자는 조직을, 나라를 위태롭게 한다고 썼다. 정세균 국회의장도 22일 “개인사로 인해 국정 전체가 표류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라며 “빨리 특별검사에게 넘기고 대통령과 정부, 정당은 민생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할 정도다.

 청와대는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감찰내용 유출이 국기를 흔드는 일이라고 했지만 이제 이 것도 특별수사팀의 수사를 받게 된 만큼 이제 한 걸음 물러서서 수사결과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 끝까지 우 수석을 감싸거나 특별수사팀의 수상에 영향을 미치려들다가는 결국 국회의 특검을 맞게 되고 박 대통령의 권위에 크게 손상을 입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