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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의 유승민 강연취소 개운치 않다

Posted November. 07, 2015 07:30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영남대에서 특강을 하려다 돌연 취소된 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영남대 신문방송사 측은 25일 대구가 지역구인 유 의원 초청 토크콘서트를 기획했다가 서로 일정이 맞지 않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과 영남대의 특수 관계를 감안하면 뭔가 다른 사정 때문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영남대는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에 청구대와 대구대의 합병으로 탄생한 경북 지역의 대표적인 사학이다. 박 대통령은 1980년 4월 영남대 재단이사장을 맡았다가 그해 11월부터 평이사로 8년간 재임했다. 현재 영남대에는 새마을운동의 전도사이자 박근혜 정부 초기 숨은 실세로 꼽힌 최외출 교수가 부총장을 맡고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학교 측이 뒤늦게 유 의원의 강연 소식을 접하고 취소를 종용했을 수 있다는 추론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월 국회법 파동 때 유 의원을 겨냥해 배신의 정치를 국민들께서 심판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당시 대통령의 뜻을 어기고 여야합의를 끌어냈던 유 의원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는 말로 박 대통령을 우회적 비판하면서 원내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 대통령이 9월 대구 방문 때 이 지역 새누리당 의원들의 참석을 마다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금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내년 총선 때 유 의원 본인은 물론이고 그와 가까운 의원들이 새누리당 공천을 받고 당선될 수 있을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그렇다 치고 표현과 학문의 자유가 보장돼야 할 대학에서 외부 인사 강연이 정치적 잣대로 좌우될 수는 없다. 이달 12일로 예정됐던 유 의원의 경북대 특강이 그의 개인 사정이라는 이유로 연기된 것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