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인사이드 아웃, 네가 필요해 강정호 박병호도 원한다

인사이드 아웃, 네가 필요해 강정호 박병호도 원한다

Posted July. 31, 2015 07:16   

中文

미국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는 슬픔아, 네가 필요해라는 대사가 나온다. 프로야구 타자는 타석에서 슬픔이 별로 필요 없다. 그 대신 인사이드 아웃 자체가 필요하다. 인사이드 아웃 스윙이 최근 야구계에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타격 이론이기 때문이다. 국내 전문가들이 인앤드아웃 스윙이라고도 부르는 타격 기법이다.

평화왕, 네가 필요해

평화왕 강정호(28피츠버그)는 30일 미네소타와의 방문 경기 첫 타석에서 선제 1점 홈런(시즌 7호)을 때려냈다. 전날 경기 마지막 타석에 이어 때려낸 메이저리그 첫 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이 홈런으로 강정호는 이달의 신인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건 물론이고 올해의 신인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이날 강정호는 왼쪽 다리를 들어 힘을 모으는 레그킥 동작을 하지 않은 채 홈런을 날렸다. 그 대신 오른쪽 팔꿈치를 몸통에 바짝 붙이고 방망이를 돌렸다. 인사이드 아웃 스윙의 기본이 되는 동작이다.

김용달 KIA 퓨처스리그(2군) 전 감독은 자신의 저서 용달매직의 타격비법에서 인사이드 아웃 스윙을 타격 때 톱 핸드(오른손 타자는 오른손)의 팔을 V자로 만들어 몸쪽에 붙이고 코킹을 유지하면서 L자로 콘택트 하는 스윙이라고 풀이했다. (코킹coking은 타격할 때 손목이 비틀어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꺾이는 모양을 일컫는다.)

이렇게 스윙하면 방망이가 돌아가는 호() 크기가 줄어드는 데다 팔이 아니라 몸이 만든 회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공에 더 강한 힘을 실을 수 있다. 당연히 타격 결과도 더 좋아진다. 강정호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타율 0.410, OPS(출루율+장타력) 1.144를 기록하고 있다. OPS가 1.0이 넘어가면 특급 타자다.

박병호, 너도 필요해

국내 프로야구 타자 중에서는 넥센 박병호(29)가 인사이드 아웃 스윙을 가장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다. 박병호가 29일 목동 경기에서 3회말 전광판을 맞히는 대형 홈런을 터뜨릴 때의 타격 자세는 인사이드 아웃 스윙의 전형이었다. 괜히 타구가 130m나 날아간 게 아니다.

박병호 역시 내년에는 강정호처럼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20122014년 기록을 보면 박병호의 OPS는 1.037로 같은 기간 강정호(1.012)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박병호 역시 메이저리그에서 강정호와 비슷한 성적을 거둘 확률이 적지 않은 것이다.

문제는 포지션이다. 강정호의 30일 현재 OPS는 0.811이다. 유격수 자원 중에서는 0.839를 기록하고 있는 트로이 툴로위츠키(31토론토)에 이어 2위이고, 박병호처럼 포지션이 1루수였다면 메이저리그 1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메이저리그에는 30개 팀이 있다. 박병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적인 1루수 정도는 될 확률이 적지 않다는 증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