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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년 만에 아시안컵서 우승하려면...손흥민 원톱? 측면?

55년 만에 아시안컵서 우승하려면...손흥민 원톱? 측면?

Posted December. 31, 2014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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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호주 아시안컵 개막을 앞두고 축구대표팀 손흥민(22레버쿠젠)의 활용법이 화두로 떠올랐다. 골 결정력 부재로 고민하는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측면 공격수 손흥민을 최전방 원톱 공격수로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난 측면이 좋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이 1972년 이후 55년 만에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해선 많은 골을 넣어야 한다. 그러나 현 대표팀에는 이렇다 할 스트라이커가 없다. 따라서 분데스리가에서 지난 시즌 12골을 넣은 데 이어 이번 시즌 11골을 터뜨리며 맹위를 떨치고 있는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보다는 현 포지션인 측면 공격수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펼치고 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한국 축구 사상 첫 방문 16강 진출을 이룬 허정무 전 대표팀 감독은 최근 손흥민의 스피드와 패스 능력이 더 좋아졌고 골에 대한 욕심과 결정력까지 상승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허 전 감독은 손흥민은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어슬렁거리다 결정적인 순간에 골을 잡아내는 스타일이라며 손흥민을 원톱에 고정할 경우 상대팀들이 그에 대한 대비를 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활용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20102011년)의 생각도 비슷했다. 조 감독은 손흥민으로서는 소속팀에서 좌우 측면에 있다가 공간을 침투해 들어가는 플레이를 해왔기 때문에 그 포지션이 더 편하다고 생각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조 감독은 손흥민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데 손흥민과 그 주변 선수들에게 각각 명확한 임무를 줘야 할 것이다. 자칫 자유롭게 움직이는 손흥민의 포지션과 다른 선수들의 포지션이 엉키면 경기를 완전히 망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전방 공격수 출신인 최용수 FC 서울 감독도 손흥민이 몸싸움과 공중공격에 나서야 하는 전형적인 원톱 공격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최 감독은 손흥민을 전방 공격수로 내세울 경우 그 역할을 분담시키는 것이 좋다는 의견을 말했다. 최 감독은 이근호(엘 자이시)와 손흥민 투 톱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두 선수가 나란히 전방 공격수로 나설 경우 스피드와 공간 창출 능력이 좋은 두 선수가 상대 수비를 교란하며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어차피 좌우 공격수로는 이청용(볼턴)을 비롯해 김민우(사간 도스), 한교원(전북), 남태희(레크위야 SC) 등의 자원이 많으니 골 감각이 좋은 손흥민을 원톱에 기용해 득점에 집중하게 하는 것도 효율적인 방안이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내년 1월 4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다양한 실험을 한 뒤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