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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전세계인에 우리말 교육

Posted December. 05, 2013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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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외국인들이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무료로 공부할 수 있게 됐다. 고려사이버대는 4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 국제회의실에서 무료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인 바른 한국어(Quick Korean)을 선보이고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온라인 강의는 바른 한국어 웹사이트(korean.cuk.edu)나 유튜브를 통해 들을 수 있다. 태블릿PC,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로도 재생되며 한국어는 물론이고 영어, 중국어로 번역된 자막이 제공된다. 프로그램과 함께 한국어와 영어가 나란히 들어간 교재도 개발됐다.

이 프로그램은 김중순 고려사이버대 총장(75)이 아이디어를 냈다. 김 총장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영문 저서 Kimchi and IT의 베트남어 번역서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때 하노이국립대 한국어학과 교수로부터 삼성전자가 근처에 휴대전화 공장을 지으면서 베트남 사람 약 10만 명을 고용했다. 직원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는 말을 들었다. 10만 명을 한꺼번에 가르칠 장소도 없고 근로자들이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기도 어렵다는 말에 김 총장은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가르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려사이버대는 이미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한 경험이 있었다. 2007년 4월부터는 다문화캠페인을 하며 결혼이민자들에게 온라인으로 한국어를 무료로 교육하기도 했다. 다문화캠페인 웹사이트에 가입한 인원은 11월 말 현재 11만693명이며 71개국 705개 도시에 있는 이들이 이 캠페인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김 총장은 한국어 교육은 특정 기업이나 베트남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문제라며 학자들을 끌어들였다. 콘텐츠 제작에 국어학계 원로학자인 남기심 서울대 명예교수(고려사이버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전문가 6명이 참여했다.

김 총장은 베트남뿐만 아니라 중국 미국에도 삼성 현대 기아 등의 공장이 여럿 있고 그곳 직원들도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다며 휴대전화, 자동차 등을 만드는 직원들이 각자 일에 필요한 한국어를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른 한국어는 외국인뿐만 아니라 해외교포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들이 모여 사는 곳에 한국어 교사 자격증을 갖고 가르치는 전문가는 극히 드물고 마땅한 교실이나 교재도 없는 실정이다.

김 총장은 앞으로 결혼이민자 자녀들이 엄마 나라의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도 하겠다며 세계인들에게 한글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교사도 많이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