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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3주년에 전투근무태세 발령한 북

[사설] 천안함 3주년에 전투근무태세 발령한 북

Posted March. 27, 2013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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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어제 천안함 폭침 3주기를 맞아 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전략로켓군과 포병을 1호전투근무태세에 진입시켰다며 미국 본토와 태평양지역의 미군기지, 남한이 타격목표라고 주장했다. 1호전투근무태세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앞두고 올해 1월30일 선포했던 전투동원준비태세 보다 훨씬 호전적이다. 북한이 25일 원산 일대에서 김정은이 참관하는 가운데 실시한 상륙 및 반()상륙 훈련도 예사롭지 않다. 김정은이 직접 나서 북한을 전시체제로 몰아가고 있다.

북한의 태도는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 들고 나서는 격이다. 현재 한반도 위기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초래됐다. 조금 더 멀리 가면 3년 전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이 남북관계를 얼어붙게 만든 근원()이다. 북한이 평화파괴 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에 나서거나 한미가 대비 태세를 강화하지 않았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천안함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46용사들의 넋을 기리며 대한민국 수호를 다짐했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도 강한 대비태세와 확실한 응징 준비만이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예하부대에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박 대통령과 김 장관은 북한이 1호전투근무태세에 돌입한 상황까지 고려해 다시는 기습도발에 당하는 일이 없도록 군을 이끌어야 한다.

천안함 폭침은 우리 군의 안이한 경계태세가 불렀다. 군은 북한 잠수정의 수상한 움직임을 포착했으면서도 수심이 낮은 서해에서는 대함() 공격이 어렵다는 판단 속에 경계를 소홀히 했다. 북한 잠수정은 백령도에서 불과 2500m 떨어진 지점까지 침입해 천안함을 공격했다. 군의 방어망에는 아직도 빈틈이 많다. 천안함에 장착된 구형 소나(음파 탐지기)는 주파수 대역이 한정돼 적 잠수정의 접근과 어뢰 공격을 포착하지 못했다. 군은 천안함과 동급인 초계함과 호위함 30여 척의 소나를 신형으로 바꾸겠다고 했으나 흐지부지됐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에 적 잠수함을 탐지할 수 있는 수중음향센서를 설치하는 작업도 올해 하반기로 미뤄졌다. 북한의 기습에 뚫린 구멍을 메우지 못하면 여전히 불안할 수밖에 없다. 예산집행 우선순위를 조정해서라도 도발에 대한 대비는 즉각 실행해야 한다.

북한의 도발계획에 대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만 들어있을 리는 없다. 북한은 바다 육지 공중 어디에서든 기습을 노린다는 경계심을 갖고 대비해야 한다. 북한의 공격 위협이 남한의 분열을 노린 심리전일 가능성도 있다. 통합진보당은 천안함 폭침이라는 표현을 한사코 피하면서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선약 때문에 천안함 3주기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했던 단체들은 가장 확실한 물증인 천안함을 찾지도 않았다. 이런 세력들 때문에 북한이 더 날뛰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