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기아자동차, KT, LG화학 등 대표적인 대기업들이 지난해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웬만한 충격이나 시장 변화는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이 튼튼해졌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으로 체질을 바꾼 결과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154조6300억 원, 영업이익 17조3000억 원으로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2009년보다 65% 증가한 16조1500억 원으로 사상 최대다.
이 같은 실적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처음 100만 원 고지를 넘어섰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만6000원(1.61%) 오른 101만 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최대의 실적을 넘어서 올해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도 지난해 국내 공장 기준으로 매출(23조2614억 원), 영업이익(1조6802억 원), 당기순이익(2조2543억 원) 등에서 모두 최대를 기록했다. 기아차는 처음으로 순이익 2조 원을 돌파했다. 해외 공장 생산분을 포함한 글로벌 판매량(208만8000대)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2.9%)도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8.1%로 올라가며 한국 자동차산업의 상승세를 확실히 보여줬다.
현대제철은 이날 매출 10조1982억 원, 영업이익 1조376억 원, 순이익 1조141억 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날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의 빅4 계열사의 당기순이익을 합하면 11조 원에 육박한다. 글로비스와 현대하이스코 등 다른 계열사들도 지난해 실적이 좋아 현대차그룹 전체 순이익은 13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차를 정점으로 그룹이 수직계열화돼 있어서 완성차 실적이 좋으면 부품을 공급하는 계열사 실적도 좋아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LG화학도 지난해 매출 19조4714억 원, 영업이익 2조8304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올렸다. 이는 전년과 비교해 각각 25.5%와 34.9% 상승한 것이다. 순이익은 2조267억 원으로 2009년보다 43.4% 늘었다. 이 회사의 순이익이 2조 원을 돌파한 것은 처음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은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를 늘리고 에너지 절감으로 원가경쟁력을 높였다며 액정표시장치(LCD)용 편광판이 세계 1위를 굳히고 공급물량이 늘어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KT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20조2335억 원, 영업이익 2조533억 원으로 각각 2009년에 비해 6.7%, 1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유선전화를 제외한 무선, 인터넷, 데이터 부문 등에서 성장을 이뤘고 스마트폰 가입자가 273만 명을 돌파하면서 보급률이 17%를 넘어선 것도 실적 상승에 도움이 됐다.
황진영 김상운 buddy@donga.com sukim@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