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품의 붕괴를 예견해 유명해진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가 뉴욕 맨해튼의 고급 아파트를 사들여 화제다. 1층에 거실과 식당, 2층과 3층에 방 3개와 화장실 3개가 있는 100평짜리 아파트로 매입가격은 550만 달러(약 63억5000만원)에 이른다. 2008년 금융위기 직전의 최고가 735만 달러에 비해 25% 싼 값이다. 그는 아파트 매입을 위해 300만 달러의 대출까지 받았다. 뉴욕의 부동산업자들은 비관론자조차 주택시장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라며 반겼다. 부동산이 정말 바닥을 친 걸까.
2006년 9월 곧 경제 위기의 회오리가 전 세계를 덮칠 것이라고 주장했던 루비니 교수를 당시 많은 경제학자들은 무시했다. 그러나 이듬해 예측이 맞아 떨어지자 그는 순식간에 선지자가 됐다. 각종 포럼과 세미나에 인기 있는 초청 대상이 돼 돈방석에 올랐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태어나 하버드대학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은 후 이스라엘은행의 연구원과 미국 연방준비은행의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던 비()주류 경제학자가 일약 유명 인사로 떠오르고 맨해튼 고급 아파트의 주인이 됐다.
하지만 루비니 교수의 시각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루비니 교수는 올해 9월 미국과 일본은 물론 상당수 유럽국가 등 선진국에서 더블딥(이중침체)이 발생할 위험이 상당히 높다고 경고했다. 미국 경제에 대해 그는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이 여전히 40%나 된다 앞으로 12개월 안에 더블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도 작년에 맨해튼 고급 주택가의 강변 아파트를 170만 달러에 사들였다. 월가의 비관론자인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도 50평짜리 맨해튼 아파트를 285만 달러(약 32억원)에 구입했다. 2007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딸이,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의 이혼녀가 계약했을 만큼 맨해튼 아파트는 세계 유명인사와 부자에게 인기가 높다. 미국 다른 지역의 부동산은 아직 침체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맨해튼 아파트는 올 들어 회복세로 바뀌었다. 경제 비관론자 루비니와 크루그먼이 사들일 정도이니 그럴 만도 하다.
박 영 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