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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천안함 수습, 억측도 몰아붙이기도 도움 안된다

[사설] 천안함 수습, 억측도 몰아붙이기도 도움 안된다

Posted April. 01, 201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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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이 백령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지 만 5일이 지났으나 46명의 실종 승조원 구조작업에는 아직 성과가 없다. 사고 원인 규명에도 아무런 진전이 없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 군이 초기 대응에 미흡했다는 질타가 쏟아지고 이런저런 의혹들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 원인과 관련해서는 온갖 추측들이 난무한다. 정치권은 진상 규명을 위한 특위 구성을 놓고 여야 간에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물론 초기 대응에 적절하지 못한 점도 있었지만 지금 군은 구조작업과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군의 잠수요원들은 심해 잠수장비도 없이 최악의 조건 속에서 목숨을 건 구조작업을 펴고 있다. 애국심과 살신성인의 정신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4번이나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었고 사고 현장과 백령도까지 찾았다.

원인에 대한 추정을 근거로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하는 것이 최선이다. 만의 하나 북한의 소행으로 드러난다면 그 때 응징방안을 논의하면 된다. 우리 영해를 침범해 함정을 파괴하고 장병들의 목숨까지 앗아갔다면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도발이다. 정부가 모든 가능성에 대해 철저하게 대응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나 원인 규명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함정을 건져 올려 조사를 마치려면 한달 혹은 두달이 걸릴 수도 있다. 조사 결과 설사 어뢰나 기뢰 공격에 의한 것으로 드러나더라도 북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정부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천안호 함장을 지낸 김성만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추정을 근거로 대응 했다가 만에 하나 전혀 예측하지 못했던 원인으로 드러나면 국가의 꼴이 우습게 된다며 군의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차분하게 지켜보자고 말했다.

지금으로서는 실종자 구조에 최선을 다하면서 원인 규명은 정부와 군을 믿고 차분하게 기다리는 것이 상책이다. 억측이나 몰아붙이기는 진상 규명에도 하등 도움이 안 된다. 군의 대처에 문제가 있다면 나중에 따지고 책임을 추궁해도 늦지 않다. 지금 상황에서 정치권이 전면에 나서면 오히려 불필요한 의혹만 증폭시킬 뿐이다. 시민단체의 개입도 바람직하지 않다.

천안함 사태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사안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이번 사태 전반에 대해 한 점의 의혹이나 궁금증도 없도록 모든 것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