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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안세종시, 민관위아닌 정권 명운 걸어야

[사설] 대안세종시, 민관위아닌 정권 명운 걸어야

Posted November. 17, 2009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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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정운찬 국무총리 주재로 민관합동위원회 1차 회의를 열고 세종시 대안()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정 총리가 회의에서 돈과 기업이 모이는 경제 허브, 과학과 기술이 교육과 문화와 어우러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과학 메카를 만들어야 한다고 대안 세종시의 기본 방향을 제시했다.

2002년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행정수도 공약으로부터 시작된 행정중심복합도시로서의 세종시 원안은 이로써 근본적인 리모델링의 과정에 들어갔다. 세종시 전체사업비 22조5000억원 가운데 24%인 5조4000억원이 이미 투입됐다고 지만 토지보상과 기반시설을 갖추는데 들어간 돈이다. 화가로 치면 이제 캔버스를 차려놓은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는 지금부터다.

행정부처를 서울과 세종시로 양분하는 것은 국가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충청지역의 발전에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전문가들의 견해가 대체로 일치한다. 세종시의 문제는 충청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전 국민의 이해와 국가장래가 걸린 사안이 됐다. 이제는 잠시 시위나 거리 투쟁을 접고 차분하게 정부와 민관위가 새 청사진을 만드는 과정을 지켜볼 때다.

행정부처를 옮기는 대신에 충청지역의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내놓고 주민을 설득하는 어려운 과제가 남아 있다. 이 대통령은 국무총리와 민관위에 맡겨만 놓을 것이 아니라 배수진을 쳤다는 각오로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대안 세종시 추진에 임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임 시절 행정수도 이전과 행정중심 세종시 건설에 반대했지만 지난 대선 때에는 계획대로 해야 한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왜 행정중심 세종시 건설을 해선 안 되는지, 선거 때 왜 계획대로 하겠다고 약속했는지를 진솔하게 밝히고 사과해야 할 것이다. 수십조 원의 물적 자원과 인적 자원을 세종시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과연 성공이 보장되는 합리적 국가자원 배분이며 충청 이외 지역의 발전에도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도 국민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대안 세종시는 치밀한 설계도를 만들어 막대한 투자가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명품 신도시가 돼야 한다. 세종시에 기업과 대학을 유치하려면 자발적으로 가고 싶어 할 만큼 확실한 비전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대안 세종시 추진이 좌절되면 MB 정권은 조기 레임덕에 걸릴 우려가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중후반이 세종시로 헝클어지는 사태는 국가장래를 위해 바람직스럽지 않다. 이 대통령은 대안 세종시에 국가의 명운과 함께 정권의 명운이 걸려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