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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풋내기최연소부각 곤혹 학생들 문제푸는 성취감 맛보길

나는 풋내기최연소부각 곤혹 학생들 문제푸는 성취감 맛보길

Posted July. 24, 2009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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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서울과학고 시절인 1999년 루마니아와 2000년 한국에서 열린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 금상을 수상했던 수학 영재로 유명했다. 서울대 수리과학부를 3년 반 만에 조기 졸업하고 2004년 하버드대 수학과로 유학을 떠나 5년 만인 6월 석박사 과정을 동시에 마쳤다.

박사 후 과정(Post Doctor)도 거치지 않은 최 교수를 곧바로 임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KAIST에선 종전에 메리 톰슨 건설환경공학과 교수와 신중훈 물리학과 교수가 27세에 임용된 기록을 1년여 앞당긴 것이다.

최 교수는 수학을 어떻게 잘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하고 싶은 것을 했기 때문이라며 사법시험 공부나 의대를 가라고 했으면 정말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내 수학교육 현실을 묻는 질문에 어린 나이에, 그것도 학문적 성과가 없는 사람이 주제넘은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다만 미국 학생들이 어려운 문제에 봉착하면 계산기를 먼저 꺼내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답을 먼저 구하려 하는 것 같다는 얘기로 들려 의외였다. 그는 생선을 잡아주는 것보다, 생선 잡는 방법을 가르치는 유대인 교육 방식처럼 하고 싶다는 말도 했다.

최 교수는 수학은 논리적인 특성이 강하고 깔끔한 학문이지만, 동시에 구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학문이라며 KAIST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에 긴장되고 설레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학문을 대하는 태도를 깨닫고 익히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학업내용도 내용이지만 학문에 임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뜻으로 들렸다. 그는 학생들이 자주 찾아와 귀찮을 정도로 질문했으면 좋겠다며 질문하고 고민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자신들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우리나라 초중고교의 수학교육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학생들이 수학공부를 꺼리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너무 어렵게만 생각하지 말고 풀어내는 데서 느끼는 성취감을 맛보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의 발탁은 서남표 총장이 취임 이후 취해온 개혁과도 일치한다. KAIST 관계자는 교수 임용의 큰 원칙은 창의성이 얼마나 있느냐, 미래의 중요한 문제를 풀기 위해 얼마나 고민하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최 교수는 창의성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최 교수가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논문 등 뚜렷한 연구 실적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용이 이뤄진 것도 이 때문이다.

최 교수 임용 절차에 대한 뒷얘기도 화제다. 올해 초 그는 KAIST 수리과학과 30여 명의 교수 전원과 개별 면접을 치렀으며 공동 세미나학과장 면접교무처장 면접 과정을 거쳐 서 총장과 최종 면접을 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서 총장이 미국으로 직접 건너가 최 교수를 인터뷰했고, 그 과정에서 젊은 수학도의 잠재력과 참신한 연구 아이디어를 높이 샀다는 것이다. 6월 하버드대 경제학과 학석사과정을 동시에 마친 박원희 씨(22여)는 서현 언니는 대학 재학 중에도 학교에서 수학 천재로 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석박사를 동시에 마치려면 6, 7년 걸리는데 언니가 5년 만에 끝낸 것은 논문 제목과 아이디어가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를 학문적으로 평가하기에는 아직 이를 수 있다. 하지만 김동수 KAIST 수리과학과 학과장은 최 교수는 매우 흥미로운 정수론의 첨단 문제를 연구하는 수학자로서 검증된 실적보다는 미래 잠재력을 보고 선발했다고 말했다. 수학계에서는 최 교수의 연구 분야는 그만큼 논문을 내는 것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분야라며 젊은 연구자를 과감하게 영입해 미래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KAIST의 도전 정신을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이기진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