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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여 관중 아침부터 밀물

Posted February. 23, 2009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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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끝없이 펼쳐진 초원지대의 풍경이 아득하다.

한 점 그늘을 찾기도 힘든 끝없는 평야와 나지막이 이어지는 구릉들.

그 한편에 마련된 서킷에는 각종 첨단 부품으로 뼈와 살을 만든 살아있는 듯한 머신(자동차 경주 차량)들이 저마다 포효하고 있다. 차량들이 내뿜는 열기와 강렬한 남아프리카의 무더위는 대지를 뜨겁게 달궜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로 18시간 만에 도착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도심에서 북쪽으로 30분 정도 달리니 가우텡의 키알라미 서킷에 도착했다.

국가대항 자동차 경주 A1 그랑프리의 20082009 시즌 다섯 번째 무대였다.

남아공은 2010년 월드컵을 홍보하기 위해 이번 대회를 유치했다.

22일 남아프리카 줄루족의 말로 나의 집이라는 키알라미 서킷에 오전부터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키알라미 서킷의 길이는 4.26km. 경주용 차량이 한 바퀴를 도는 데 1분40초 남짓밖에 걸리지 않는다. 지축을 울리는 엔진소리와 타이어 타는 냄새가 경기장을 휘감으며 축제의 흥분 지수를 끌어올린다.

대회가 시작되자 9만여 관중석에 빈자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만원사례였다. 자동차 경주는 중상류층 백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남아공 팀은 이번 대회에서 7위를 달릴 정도로 선전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대표팀인 A1 팀코리아는 이번 시즌 첫 대회인 지난해 10월 5일 네덜란드 잔트보르트 서킷에서 첫 데뷔 무대를 가졌다. 드라이버 황진우(26)는 데뷔 무대에서 악천후 속에 안정적인 운행을 펼친 끝에 7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 아직 초보단계다. 나머지 대회에서 연이어 하위권에 머물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재일교포 3세인 이경우(20)를 시즌 도중 영입했다.

그러나 전날 예선 점검 레이스에서 차량의 일부 부품이 조직위로부터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연습조차 거의 못했다. 결국 결선 레이스 참여는 좌절됐다.

22개국 중 16위를 달리고 있는 팀 코리아는 결국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팀 코리아의 메인 드라이버인 이경우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아쉽다. 다음 대회에서는 중위권 진입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인찬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