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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모든 경제주체 호흡 맞춰야 일자리 만들 수 있다

[사설] 모든 경제주체 호흡 맞춰야 일자리 만들 수 있다

Posted December. 16, 200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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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와 사실상 실업상태에 있는 백수, 그리고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불완전 취업자를 합하면 모두 317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12%에 이른다. 이명박 정부는 당초 연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세웠다가 거의 절반인 35만개로 낮췄고 최근에는 20만개로 줄여 잡았으나 이마저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발 금융위기로 경기가 급랭하면서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고 신규 채용인원이 줄어들면서 내년 고용사정은 최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와 기업 근로자 그리고 취업 희망자들까지 힘을 모으고 호흡을 맞춰야만 백수대란을 막을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대기업들은 고용없는 성장을 한 반면에 중소기업에서 250만개에 가까운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경기가 어려워지면 중소기업 일자리부터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고용효과가 큰 중소기업을 살리기 위해서는 대기업 노조가 과도한 복지수준을 낮추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살아가겠다는 연대 의식이 필요하다. 조직력을 갖춘대기업 근로자들이 과도한 몫을 가져가면 대기업은 결국 납품단가를 후려쳐 중소기업을 어려움에 빠뜨리게 된다.

기업들도 투명한 경영으로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어려운 사정을 설명하며 상생을 호소해야만 근로자들의 합의를 끌어낼 수 있다. 닭이 죽어가는 마당에 달걀을 더 가지가려는 싸움을 하는 것은 어리석다. 닭을 살려놓는 것이 먼저다

취업 희망자들도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 중소기업과 3D 업종은 구인난()인 곳이 많다.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도 닭머리가 될지언정 쇠꼬리는 되지말라며 대기업에 매달리지 말고 중소기업에서 성공신화를 만들라고 권유한다.

정부가 벌이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중요하다. 4대 강 정비 사업에 대한 비판도 있으나 대규모 SOC 사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경기부양 효과가 생기는 것은 역사적 경험이 증명하는 바다. 교육 의료 관광 유통 같은 서비스 산업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키우고 상상력을 발휘하면 괜찮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 덴마크 같은 나라는 기부문화가 활성화해 비정부기구(NGO) 분야에서 15% 정도의 고용 인력이 창출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자면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고 NGO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집행하면서 일자리를 만드는 쪽으로 돈이 흘러들어가도록 우선 지원을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