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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전 수출 직격탄 휴대전화는 시장 다변화 활로

자동차-가전 수출 직격탄 휴대전화는 시장 다변화 활로

Posted November. 08, 20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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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의 불똥이 실물경기로 옮겨붙은 지금 한국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수출 둔화다.

1998년 외환위기 때만 해도 아시아 일부 국가를 제외한 세계경기는 호황 국면이었기 때문에 한국은 활발한 수출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지금은 사정이 크게 다르다. 선진국이 어려운 것은 물론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의 성장도 감속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모든 업종이 어렵겠지만 그중에서도 선진국 수출 비중이 높은 업종들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실물경제의 침체가 이들 지역에서 가장 먼저 진행되고 있기 때문.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대()유럽연합(EU) 수출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0월 23.7%에서 올 10월 8.2%로 크게 떨어졌고 미국(32.6%10.8%) 일본(9.0%5.5%) 수출도 증가세가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지난달 수출증가율은 고환율과 중남미 중동 등 개도국의 수요 증가로 두 자릿수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증가율에 대해 삼성경제연구소는 8.3%, LG경제연구원은 8.9% 등으로 한 자릿수에 그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선진국의 경기침체 여파가 너무 큰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런 전망도 곧 낮춰질 가능성이 크다.

내구재 산업 등 1차적으로 타격

경제가 어려워지면 소비자들은 내구재 소비부터 줄인다. 대표적인 것이 자동차와 가전. 오래된 제품의 교체시기를 미루고 신제품 구입은 안 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970년대 후반 2차 오일쇼크 시기에 자동차 및 가전, 영상음향기기 제품의 미국 내 소비 하락폭은 다른 제품들에 비해 세 배 이상 컸다.

메리츠증권 윤세욱 리서치센터장은 자동차 정보기술(IT) 조선 등의 업종은 선진국 경기침체의 악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 만큼 수출 전망도 다른 업종에 비해 더 어둡다고 말했다. 자동차의 경우 이미 유럽 등지에서 주문 취소가 잇따르고 있으며, 가전 부문도 고환율과 올림픽 등으로 인한 올해의 특수()를 내년에는 누리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조선 업종의 후퇴는 이들 제품의 주요 원자재가 되는 철강의 수요도 줄인다. 철강은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둔화로 수요는 줄고 있어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가격이 약세로 전환되고 있다.

조선도 어둡기는 마찬가지다. 금융위기로 선주()들이 선박금융을 조달하지 못하는 데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해운업의 호황이 침체로 반전될 조짐. 다만 시장이 위축될수록 신뢰도가 높은 한국 조선업체에 신규 발주가 집중될 수 있다는 정도가 위안거리다.

산업 전반 연쇄적 수출 둔화 우려

반도체, 무선통신기기 등 다른 IT 업종의 내년 수출 전망도 밝지 않다.

메모리반도체 공급 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세로 최근 4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한 반도체산업은 장기 불황이 예고되고 있다. 반도체 가격 회복 시점이 불투명한 데다 수요 감소 폭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주대영 산업연구원(KIET) 연구위원은 반도체는 가전이나 PC, 휴대전화 등 내구소비재를 만들기 위한 중간재여서 소비재 수요가 감소하면 반도체 수요도 함께 줄어든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소폭의 둔화세가 예상된다. 경기 영향을 받겠지만 국내 제조회사들이 선진국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개발도상국은 중저가 제품 중국은 무선통신기기 부품 등으로 수출시장을 다변화했기 때문에 비교적 충격이 덜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석유화학 산업은 경기변동에 민감하다. 유화제품은 주로 중국을 거쳐 완성품으로 만들어진 뒤 선진국으로 수출되는데 중국이 세계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으면 국내 업계도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삼성경제연구소 김재윤 상무는 한국이 중국에 수출한 것을 미국 등에 재수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선진국의 경기침체로 대부분의 업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섬유 업종 기업들은 올해는 환율 급등의 효과를 누렸지만 내년에 경기가 침체되면 수요 감소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한국의 섬유, 의류 제품은 주로 해외 대형 마트의 중저가 상품으로 수출돼 경기의 영향을 덜 받았지만 상황이 악화된다면 수요가 추가로 감소할 소지가 크다.



유재동 차지완 jarrett@donga.com c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