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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맑시즘 2008

Posted August. 11, 2008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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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본주의를 내세우는 극좌단체 다함께가 1417일 고려대에서 맑시즘 2008을 연다. 이 행사는 2001년부터 매년 국내외의 급진 좌파들이 모여 일종의 포럼 형태로 진행돼 왔다. 올해 외국 인사들로는 제노바 G8 정상회담 반대운동 주도자인 영국의 조너선 닐(아동문학가), 마르크스주의 역사가 이언 버철 등이 참석한다. 친북 반미 사회주의 공산주의 예찬 일색인 행사에 올해에는 광우병, 촛불시위, 반()정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 등이 주제로 추가됐다. 행사의 부제()도 촛불들의 축제.

그래서인지 얼굴 없는 공포, 광우병을 연출한 이강택 KBS PD, 이영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 부지부장,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등이 연사로 나선다. 조계사에서 농성 중인 광우병대책회의 관계자 3명은 수배 중인 탓에 인터넷 연설로 대신한다. 눈에 띄는 것은 순수 촛불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거센 반발. 이들은 개명 천지에 유령(마르크시즘)을 붙잡고 놀아나는 사람들이 어떻게 촛불 운운 하느냐는 등의 댓글을 올렸다. 조계사에 대해서도 종교적 관용이 아닌 범죄 은닉을 하고 있으므로 농성자들을 당장 추방하라고 촉구했다.

다함께의 전신은 국제사회주의자였는데 사회주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거부감이 너무 강하다는 내부 지적에 따라 이름을 다함께로 정했다고 한다. 다함께에는 전교조, 민주노총, 민노당 등이 연대하고 있으며, 하부 청소년 단체로 청소년 다함께도 결성돼 있다. 전문 운동가 수준의 선전, 선동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이들은 촛불시위 중에도 반정부 운동과 광우병 공포를 조장하는 전단지를 뿌렸다.

다함께의 시위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소리가 많았다. 확성녀라고 알려진 여자가 선동적인 목소리로 촛불시위대를 끌고 나가면 다른 멤버들이 그 주위를 둘러싸 방어벽을 만드는 식이었다는 것. 5월 촛불집회 당시 다음 아고라 사이트에는 막상 전경과 맞서게 되면 자신들은 슬쩍 빠지고 일반 시민과 경찰이 대치하는 상황을 만드니 (이들을) 조심하라는 경고 글도 떠 있었다. 촛불이 꺼진 자리에 이제 극좌가 다시 판을 벌이려는 것인가.

허 문 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