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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인하대 수학과 교수들의 용기

[오피니언] 인하대 수학과 교수들의 용기

Posted December. 08, 2005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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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에서는 교육을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과정으로 보았다. 알을 품은 어미 새는 새끼가 밖으로 나와야 할 때를 본능적으로 안다고 한다. 이때 어미 새가 밖에서 부리를 이용해 알을 쪼면 어린 새도 알 속에서 같이 깨려고 한다. 이런 서로의 노력으로 비로소 새가 세상에 나온다는 것이다. 교육이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의 상호작용과 교감을 통해 이뤄져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제자를 가르칠 때 토론식 수업을 즐겼다. 그는 일부 선전꾼들은 장님의 눈에 시각을 넣어주는 것처럼 지식을 넣어줄 수 있다고 떠벌이고 있으나 교육은 그런 따위가 아니다라고 호통을 쳤다. 현대에 들어와 교육은 가르치는 쪽의 편의 위주로 진행됐다. 한꺼번에 많은 학생을 가르치다 보니 일방적인 주입식 수업이 불가피했으나 올바른 방향은 아니다.

국내 대학의 강의평가제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 학생이 교수를 평가하는 이 제도는 수업내용에 대한 학생 반응을 파악하기 위한 현대적인 소통방식이다. 교수들 마음이 편치는 않겠지만 좀더 나은 강의를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 공감대는 이뤄져 있다. 인하대 수학과 교수들이 내년부터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나섰다. 지금까지 강의평가 결과는 비밀에 붙여졌으므로 처음 있는 일이다. 이 학교 학생들은 교수들이 지난 학기 수강생들로부터 어떤 평가점수를 받았는지 알고 수강신청을 할 수 있다. 보수적 분위기가 강한 국내 대학에서 교수들의 노력을 높이 살 만 하다.

초 중 고교의 교원평가제도 교사들이 무조건 손사래를 칠 일은 아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교사가 평가점수를 많이 받을 테고, 그래서는 정상적인 교육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대학의 강의평가제에서는 이런 선입견과는 다르게 실력 있고 강의 잘 하는 교수가 말 잘 하는 교수 학점 잘 주는 교수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훌륭한 스승은 학생들이 먼저 알아보는 법이다.

홍 찬 식 논설위원 chansi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