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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장님의 통큰 하사?

Posted December. 06, 2005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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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0명이 넘는 남측 사람들까지 관람해 주목을 받았던 북한의 집단체조 아리랑 공연 참가자들이 대박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북한소식통은 5일 공연이 끝난 직후인 지난달 4일 전체 참가자들에게 중국산 재봉틀과 사탕이 선물로 주어졌다고 전했다. 또 유치원 어린이들에게까지 공로메달(최하위 메달)이 수여됐다고 덧붙였다.

8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모두 62회 진행된 아리랑 공연에는 5만2000여 명이 동원됐고 전체 관람객은 사상 최대 규모인 220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참가자 5만2000여 명 전원에게 재봉틀이 배급됐다는 것이다. 의류가 비싼 북한에서는 재봉틀이 TV, 자전거와 함께 주요 재산목록으로 꼽힌다. 재봉틀은 옷을 만들거나 수선하는 데는 물론 낡은 옷의 안팎을 뒤집어 다시 만들고 기워 입는 데 요긴하게 쓰인다.

당국이 행사 규모에 걸맞게 귀한 물건을 하사한 것이다. 더구나 영웅대회 같은 중요 대회 참가자들에게 컬러TV를 선물로 준 일은 있어도 행사 참가자 전원에게 이렇게 통 크게 사례를 한 적은 없었다.

북한에서는 훈련 기간이 약 3개월 정도인 군중시위와 1년이 넘는 집단체조 및 열병식을 큰 행사로 꼽는다.

군중시위에는 아무런 포상이 없지만 집단체조와 열병식은 끝난 뒤 약간의 선물이 따랐다. 학생들 위주인 집단체조 참가자들에게는 보통 몇 kg의 당과류가, 군인과 대학생 위주인 열병식 참가자들에게는 훈련복과 행사복, 군화, 그리고 약간의 당과류나 통조림이 하사됐다.

속칭 바가지메달로 통하는 메달 수여는 필수. 큰 공사나 행사가 끝난 뒤에 트럭으로 메달을 싣고 와 바가지로 퍼준다 해서 나온 말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명절 또는 각종 행사나 주요 공사가 끝나면 물질적 보상보다는 훈장이나 메달을 수여하곤 했다. 훈장이나 메달의 종류도 셀 수 없이 많다. 큰 과오 없이 수십 년 군에 근무하면 보통 2030개의 각종 훈장과 메달을 받는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