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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일하지 않는자, 비싸게 사먹어라

Posted October. 05, 200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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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도시를 중심으로 이달 들어 실시하고 있는 새로운 식량공급제도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에 종사하는 소식통들에 따르면 새 공급제도는 단순히 기존 제도를 부활한 게 아니라 이중공급가격제를 도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2일 북한에서 돌아온 중국동포 상인 최영호(가명) 씨는 새 공급제도는 일터에 출근한 사람은 싸게, 출근하지 않은 사람은 비싼 값에 사먹게 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며 옥수수의 경우 kg당 40원대와 190원대의 두 가격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기존 제도는 공급량에 차등을 두는 방식이었다. 유해노동 및 중노동에 종사하면 1일 공급량이 900g이지만 집에서 노는 부양가족에게는 300g을 배정하는 식이었다.

이는 10여 년간 지속된 경제난으로 직장을 이탈해 장사에 뛰어든 주민을 일자리로 복귀시키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해석된다.

개별적으로 일군 경작지에서 생산한 식량을 국가가 수매하는 것도 새 제도의 또 다른 특징.

농민들은 매달 식량을 공급받는 게 아니라 정해진 공급량에 해당하는 식량을 가을에 한꺼번에 분배받는다. 이때 개별 경작지에서 생산된 식량을 가구 분배량에 포함시키고 여유분은 국가에 팔도록 했다. 장마당 판매 행위를 엄격히 단속해 국가에 쌀을 팔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대신 수매 가격은 이중가격제도의 높은 가격에 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