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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과 나라살림 동반 위기로 모는 정부

[사설] 민생과 나라살림 동반 위기로 모는 정부

Posted August. 10, 2005 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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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그제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기업과 가계 등 경제주체의 심리는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적자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며 민생과 재정의 동반() 위기를 경고했다. 상반기에만 연간 재정집행계획의 60%에 가까운 100조 8000억원을 풀었지만 성장률은 3.0%에 그치고 나라 곳간만 쪼그라든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나라의 가계부인 통합재정수지는 올 14월 10조 4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통합재정수지는 4조 8000억원의 흑자였다. 올 들어 국세()수입 실적은 부진한 반면 재정의 조기집행으로 지출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는 세수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것으로 예상돼 적자규모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게 가면 국민의 세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통계청은 7월 소비자기대지수가 95.2로 전월의 95.4보다 0.2포인트 떨어져 넉 달 째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국민의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실제로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분기 293만원에서 2분기 285만원으로 줄었다. 소비지출도 212만원에서 194만원으로 감소했다.

경제위기를 인정하고 이를 극복하는데 전념하겠다는 모습은 현 정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달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잠재성장률은 점차 회복될 것이라며 참여정부는 결코 경제에 거품을 만들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KDI는 바로 그 회의에서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하향조정한 내용을 보고했다.

2002년 8월부터 3년간 재임했던 김중수 전() KDI원장은 5일 이임사에서 한국 사회에 시급한 것은 성장과 분배라는 이념논쟁을 뛰어넘어 글로벌 경제로 나아가는 것이라며 잠재성장률 하락의 원인을 밝혔다. 정부여당은 이제라도 김 전 원장의 참여정부 경제부문 중간평가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