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코스닥, 막히면 돌아서 등록

Posted March. 30, 2005 23:22   

中文

최근 코스닥시장에서 이런 우회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한계 상황에 직면한 코스닥 기업의 주식을 헐값에 사들여 코스닥에 등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

장외 우량기업의 우회 등록=과거 우회 등록은 편법으로 사세를 확장하거나 장외기업의 최대주주가 주식을 비싸게 팔기 위해 사용하는 사례가 많았다.

등록기업과 장외기업이 주식을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최대주주가 회사 돈을 횡령하는 경우도 있어 우회 등록의 이미지는 좋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코스닥에 입성한 장외기업들은 과거 우회 등록한 기업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장 눈에 띄는 기업은 디지탈캠프와 주식 교환을 통해 이달 초 코스닥에 모습을 드러낸 비에스이. 휴대전화 마이크로폰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이 회사는 과거 3차례나 코스닥 등록을 시도했지만 특허 관련 소송 문제로 번번이 좌절됐다.

그러나 이번에 디지탈캠프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코스닥시장 등록에 성공했다. 이로써 지난해 13억 원의 영업손실을 낸 소프트웨어 유통업체 디지탈캠프는 순이익이 100억 원을 넘는 시가총액 2000억 원대의 휴대전화 부품회사로 탈바꿈했다.

통신네트워크 업체 넷브레인, 인터넷교육업체 세스넷,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솔트론, 제대혈(출산 때 탯줄에서 나오는 혈액) 냉동보관 전문업체 라이프코드 등 최근 우회 등록했거나 등록을 추진 중인 기업들도 만만찮은 실력을 지닌 장외기업으로 꼽힌다.

팽팽한 찬반양론=과거와 달리 장외 우량기업들이 코스닥에 속속 입성하면서 우회 등록에 대한 안 좋은 이미지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올해부터 우회 등록의 성공모델이 나올 것 같다며 우회 등록이 활성화되면 장외기업에 새로운 동기가 부여되는 등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필이면 뒷문 등록이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기업들은 우회 등록의 이유로 등록 심사를 거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이유를 댄다. 그러나 등록심사를 통과할 자신이 없어 뒷문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우회 등록으로 기업의 성격이 하루아침에 뒤바뀌기 때문에 혼란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동부증권 장영수 연구원은 기업 공개는 제2의 창업이라고 할 정도로 기업에 중요한 일이라며 우량 기업이라면 당당하게 심사를 받고 증시에 입성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말했다.



이완배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