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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한중일방문 결산

Posted March. 21, 2005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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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국 중국 일본 순방을 마치고 21일 미국으로 돌아갔다. 라이스 장관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북한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3국과 집중 조율했다. 이제 남은 것은 북한의 선택이다. 라이스 장관이 떠난 뒤 한중일 3국의 표정은 각기 다르다는 해석도 있다.

라이스의 메시지=라이스 장관은 북한을 6자회담 테이블에 유도하기 위해 상당히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그는 북한은 주권국가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북한을 침략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미일 3국은 6자회담 틀 내에서의 북-미 양자회담과 6자회담 복귀 시 다자간 안전보장 및 에너지 지원을 비롯한 북한의 관심사 논의가 가능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촉구했다.

라이스 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돌며 조율한 결과를 마지막 순방국인 중국에 설명하고, 북한에 대한 설득과 영향력 행사를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이스 장관의 유화 제스처가 북한이 6자회담에 나오지 않을 경우 강경 카드를 꺼내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도 있다. 라이스 장관이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다른 대응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근거다. 21일 중국 리자오싱() 외교부장에게 북한에 주어진 시간이 그다지 많지 않다고 말한 것도 북한이 6자회담을 끝내 외면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등 강경조치로 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

북한의 반응=미국으로선 주권국가 이상의 선물을 주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폭정의 거점 발언 철회를 요구한 북한이 주권국가 발언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과 중국은 박봉주() 북한 내각총리의 22일 방중과, 뒤이어 예상되는 중국 고위당국자의 방북을 통해 6자회담 문제를 집중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앞으로 1, 2주일이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북핵 문제에 정통한 전직 고위 외교관은 21일 북한은 버틸 만큼 버텼다. 중국이 적극 나선다면 최대한 실리를 챙길 수 있는 시점을 택해 6자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며 5월의 핵확산금지조약(NPT) 리뷰 회의 전까지 태도 변화가 없으면 영국 독일 프랑스도 강경하게 나올 것이기 때문에 그 전에 결론을 내리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한중일 3국의 득실=일본이 최대 수혜국이라는 데에 별 이론이 없다. 일본은 숙원인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라이스 장관의 공식 지지를 받아냈다.

반면 라이스 장관은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 강의에 대해선 립 서비스도 하지 않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중일 3국을 순방하는 미국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이 크게 보일 리 있겠느냐며 한국이 처한 어려운 입장을 내비쳤다.

중국은 라이스 장관이 대만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함에 따라 반국가분열법을 둘러싼 미국과의 갈등을 해소하지 못했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의 인권문제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종구 jkm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