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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경기 봄날은 오는가

Posted January. 23, 2005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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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백화점 매출도 늘어나면서 내수경기가 장기침체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은 데다 서비스업도 침체국면에 머무르고 있어 내수경기 회복을 말하긴 이르다는 분석도 많다.

23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1월 정기세일기간(722일) 중 식품을 제외한 매출액은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7% 늘어났다.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에 각각 6.0%, 8.1%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올해 들어 20일까지 주식시장의 고객 예탁금과 주식 관련 간접투자 상품에 신규로 유입된 자금이 모두 2조20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4분기(1012월)의 카드 결제액이 2002년 4분기 이후 여덟 분기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투자자와 소비자들의 경기회복 기대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1일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연초부터 출발이 좋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일부 지표를 중심으로 긍정적인 신호들이 많아지고 있지만 경기회복을 속단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백화점과 할인점 등 일부 유통업을 중심으로 손님이 늘고 있지만 음식업과 택시업 등 대부분의 서비스업은 여전히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 송태정() 부연구위원은 일부 경기회복 신호가 포착되고 있지만 이 같은 추세가 경제전체의 흐름으로 자리 잡을지를 판단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얼어붙은 경기, 기지개 켜나=백화점 매출은 2003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단 두 차례(2003년 8월, 2004년 2월)만 빼고 줄곧 전년 동월 대비 마이너스 신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새해 들어 증권시장의 활황세가 이어지고 백화점의 매출 증가세가 나타나면서 소비 심리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백화점의 1월 세일에서는 지난해와 직접 비교가 어려운 식품부문(지난해에는 세일 기간 중 설날 선물세트 판매가 겹쳤다)을 제외할 경우 오랜만에 매출이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세일 기간에 추위가 이어지면서 모피는 45%나 매출이 늘었고 잠바나 코트류가 잘 팔린 남성의류도 15%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여성 정장(17.6%), 해외 명품(!9.2%), 남성 캐주얼 신사복(26%) 등에서 골고루 늘었다. 현대백화점도 여성 정장(44.7%), 남성정장(22%)뿐만 아니라 침구류 및 가전부문(25%)의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

이 같은 백화점 매출 증가는 지난해 말 우량 대기업들과 은행 등을 중심으로 두둑한 보너스가 지급되면서 중산층 봉급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데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소비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승용차 내수 판매도 8만7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3% 늘어나는 등 오랜만에 판매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헷갈리는 경제지표=이건혁()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은 21일 지난해 신용카드 판매 이용액 자료를 공개하고 신용카드 판매가 3분기(79월)부터 서서히 좋아지다가 4분기(1012월)에 들어 급증했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국내 소비 침체의 핵심 요인이었던 신용카드 거품이 어느 정도 걷히고 소비자들의 소비 여력이 회복되고 있다는 청신호라는 것이다.

그러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산업 활동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 판매는 3분기와 4분기에도 뚜렷한 개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승우()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경제지표가 그동안 부정적인 것만 나오다가 긍정적인 지표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일부 고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다소 회복되고는 있지만 전반적인 소비 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4년 12월 소비자 전망조사에 따르면 12월 소비자 기대지수가 85.1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자 기대지수는 현재와 비교해 6개월 후의 경기나 생활 형편, 소비지출 등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긍정적으로 보는 가구가 많다는 의미다.

결국 소비가 전반적으로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일자리 창출가계소득 증가소비 활성화라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회복 전령사 고소득층 지갑열어

전반적인 소비심리 침체 속에서 고소득층의 소비심리가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04년 12월 소비자 전망조사에 따르면 11월에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던 월 소득 400만 원 이상 고소득층의 소비자기대지수가 12월에 93.1로 큰 폭으로 오르며 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실제로 고소득층이 주로 이용하는 백화점 매출이 1월 들어 다소 개선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또 품목별로도 모피, 명품 등의 매출 증가폭이 다른 품목에 비해 가파르다.

고소득층은 소비가 전환점을 맞을 때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소비심리 회복은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또 지난해 12월 팔린 대형 승용차는 1만238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9.6%가 증가했고 중형 승용차 역시 12.8% 증가했다.

이는 전체 승용차 판매 대수 증가율인 5.3%를 훨씬 웃도는 것이다.

당시 르노삼성이 대형승용차인 SM7을 새로 선보여 신차 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같은 증가폭은 이례적이라는 게 자동차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소비심리가 전반적으로 회복되지 않을 경우 고소득층의 나 홀로 소비는 계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권 애널리스트 전망은

국내 소비가 되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줄 만한 뚜렷한 지표는 아직까지 발견하기 힘들다.

다만 증권업계는 최근 분기별 취업증가율이 감소했음에도 소비 감소세가 크게 둔화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고용지표가 악화됐지만 소비심리가 개선됐음을 의미한다는 것. 소비자들이 과도한 심리적 위축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통계청과 동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1012월) 취업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2.22%로 작년 3분기(79월)의 3.22%보다 1%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소비증가율은 같은 기간 1.36%에서 0.5%로 오히려 감소폭이 0.8%포인트 가까이 줄었다.

작년 2분기(46월) 취업증가율이 3.31%에서 3분기에 3.22%로 0.1%포인트 감소했을 때 소비증가율이 0.36%에서 1.36%로 1%포인트 급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작년 1분기(13월)에 1.57%를 나타낸 이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였던 소비증가율이 4분기부터 감소폭이 뚜렷이 둔화되고 있다.

동원증권 고유선() 선임연구원은 2002년 하반기부터 가계 부채조정이 꾸준히 지속되면서 가계 재정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가계가 부채의 짐에서 벗어나면서 소비심리도 조금씩 살아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고 연구원은 또 지난해 국내 가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소비액은 49%대로 외환위기 직후 수준이라면서 장기 소비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과 독일의 56%, 58%와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어서 추가적인 소비감소는 물리적으로도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증권 리서치본부 홍성국() 부장은 정부가 상반기에 재정 조기 집행과 함께 고용 창출 및 신용불량자 구제 등 일련의 재정정책을 발표한 상태여서 경제에 대한 기대감이 실물경기에 빨리 반영될 수 있다면서 이럴 경우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는 소비회복이 설 이후부터 본격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