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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새해맞이

Posted December. 31, 2004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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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양 추위 속에/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파릇한 미나리 싹이/봄날을 꿈꾸듯//새해는 참고/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오늘 아침/따뜻한 한 잔 술과/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그것만으로도 푸지고/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세상은/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한 해가 가고/또 올지라도//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고운 이빨을 보듯//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김종길 설날 아침에)

서울 갤러리 현대에 전시 중인 팝아트 거장 로버트 인디애나의 숫자로 된 조각 작품들을 음미하며 2005년 닭의 해 첫날을 맞는다. 숫자 1은 출생, 2는 유년 시대, 3은 어린 시절, 4는 사춘기, 5는 청장년기, 6은 인생의 절정, 7은 초가을, 8은 늦가을, 9는 황혼기, 0은 죽음을 뜻한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 숫자 몇인가? 그리고 2005년은 당신에게 어떠한 해로 기록될 것인가?

타임지 에세이스트인 로저 로젠블라트 씨가 펴낸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나무생각)이 눈에 들어온다. 당신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쁜 일은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 두라, 적은 무시하라. 아니면 확실하게 죽여 버리라, 서른이 넘었으면 자기 인생을 부모 탓으로 돌리지 말라, 미덕을 좇되 그것에 목숨을 걸지는 말라, 자기반성은 적당하게 해야 오래 산다, 무슨 일이든 돈 때문에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최근 소개한 인생을 바꾸는 50가지 방법 또한 흥미롭다. 2년 이상 입은 옷 옷장서 비우기 사진 정리 안 쓰는 휴대전화 기부하기 신용카드 사용하지 않기 가벼운 운동하기 시금치 등 녹색채소 먹기 흰 빵 흰 밥 등 식탁에서 흰색 없애기 청량음료 대신 물 마시기 매일 10번 심호흡하기 발에 맞는 신발 신기 결혼하기 등 쉽고도 어려운 실천 과제들이 눈에 들어온다. 근하신년().

오명철 논설위원 osc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