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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최고 검색어

Posted December. 22, 200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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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은 2004년 한 해 무엇에 관심을 기울이며 살았을까.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창은 한국인들의 관심사가 무엇이었는지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

검색창을 통해 살펴보면 올해 우리 국민은 대통령 탄핵으로 대표되는 정치공방과 불황의 그림자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도 나름대로 웰빙(참살이) 등 풍요로운 삶을 추구했다. 또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로또를 비롯한 대박의 꿈을 꾼 것으로 나타났다.

본보 취재팀은 네이버와 다음, 엠파스, 네이트 등 4개 주요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의뢰해 올해 인기 검색어 순위를 넘겨받아 분석했다.

불황 속에 풍요로운 삶을 꿈꿨다=올해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검색어는 모든 사이트에서 13위 내에 랭크된 로또였다. 로또는 네이버와 네이트의 통합검색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불황이 심화되면서 서민들이 인생역전이라는 실낱같은 꿈에 여전히 빠져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심각한 실업난을 반영하듯 아르바이트가 다음의 종합검색 부문 1위, 네이버 통합검색 4위를 차지했다. 취업도 수많은 누리꾼(네티즌)들이 검색한 단어로 꼽혔다.

그러면서도 웰빙(네이트 2위)에 대한 관심이 깊었던 올해, 많은 사람들은 고속철도(다음 19위) 개통에 즈음해 철도청(다음 5위)에서 여행과 레저정보를 검색했다.

탄핵과 김선일로 이어진 충격=대한민국 헌정 사상 유래가 없었던 대통령 탄핵(엠파스 1위)은 역시 올 한 해 최대 이슈였다.

또 커다란 충격을 안겨준 참수 동영상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검색창에 김선일(네이버 뉴스 1위)을 입력해 본 국민이 대단히 많았다.

이 밖에 행정수도 이전(네이트 3위)과 쓰레기 만두(엠파스 6위) 유영철(네이트 10위)도 2004년의 주요 키워드였다.

굵직한 정치사회적 사건이 줄을 이었던 만큼 이를 둘러싸고 숱한 어록()도 양산됐다.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리며 헌법재판소가 근거로 삼은 관습헌법은 인터넷에서도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한류 관심은 국내에서도 여전=올해 일본 최고의 화제 단어로 선정되고 히트상품 목록에도 올랐던 용사마(배용준)는 국내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끌었다. 용사마와 함께 올해 한류 열풍을 주도한 댄스그룹 동방신기도 상위에 올랐다.

한편 지난해 유행했던 얼짱이라는 신조어는 올해 몸짱 열풍으로 확산됐다. 심지어 얼굴이 예쁜 여자강도를 미화하는 강짱(강도 얼짱)이라는 용어까지 만들어져 외모에 대한 왜곡된 가치관을 반영하기도 했다.

조대엽()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난 한 해 국민은 탄핵 등으로 정치적 공황에 빠졌고 경제적으로는 상당한 박탈감을 겪었으며 문화코드로 웰빙을 추구했다며 이 같은 정치 경제 문화적 현실들이 인터넷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