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은 14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구조조정본부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구조본의 투명성을 적극 높여갈 것이며 정경유착도 없어질 것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4대그룹 총수와의 연쇄 간담회를 가져온 강 위원장은 이날 낮 서울 중구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이 회장과 만나 현 정부의 대기업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오찬을 겸해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강 위원장은 삼성은 생산의 효율성은 높지만 소액주주 소비자 경쟁사업자 등에도 해를 끼치지 않는 원칙을 지켜 달라며 협력업체에 납품단가 인하 등 비용을 전가하는 일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그런 면이 있다면서 정부의 경제살리기 노력에 삼성이 적극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강 위원장은 또 규제완화와 관련해 예를 들어 영리법인은 학교와 병원을 짓지 못하는데 이를 가능하게 하겠다고 말했으며 이 회장은 영리법인도 병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강 위원장은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취지와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이 회장에게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
강 위원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대기업집단 소속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축소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금융회사 의결권 축소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안했다고 답변했고 시장개혁 로드맵에 대해 평가를 해달라는 물음에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기자들에게 (강 위원장과) 국가 경제에 대해 많은 걱정을 나눴다면서 중소기업 신용불량자 영세민이 잘 돼야 경제가 살아난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에는 삼성측에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이, 공정위측에서 강대형() 사무처장 등이 각각 배석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이 회장과의 회동으로 4대 그룹 총수와의 연쇄회동을 마무리했다.
신치영 이원재 higgledy@donga.com wj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