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부시 의기양양

Posted December. 21, 2003 23:07   

中文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와 이란의 핵사찰 수용에 이어 리비아가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전격 선언하는 등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대외정책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라크 미군 사상자가 증가하면서 국내 여론이 악화했던 데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부시 대통령이 직접 악의 축 또는 불량국가로 규정했던 이라크 이란 리비아 등이 잇따라 미국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힘을 앞세운 대외정책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경제상황도 호전되는 기미가 완연해 내년 재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타나 부시 대통령 진영은 낙관을 경계하면서도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8, 19일 미국 성인남녀 1010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후세인 체포로 내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에게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응답자는 52%로 나타났다.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응답자는 12%에 불과했다.

15, 16일 USA 투데이와 CNN, 갤럽이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후세인 체포 전 54%였던 부시 대통령의 직무수행 지지도는 63%로 9%포인트 올라갔다.

부시 대통령은 민주당 대선 유력 후보들과의 가상 대결에서 모두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특히 선두주자인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와의 대결에서는 60% 대 37%로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재선이 확실하다고 전망하기에는 다소 이른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 조사에서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원한다는 응답자와 원하지 않는다는 응답자가 각각 46%로 같았다.

또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지지도는 빨리 올라가면 빨리 내려갈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대형 사건을 전후해서 큰 기복을 보여 왔다. 2001년 911테러 직전 51%에서 사건 후 86%로 뛰었고, 이라크 침공 전후에는 58%에서 71%로 올라갔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후세인은 한번밖에 체포할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볼 때 대단히 혼란스럽고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이라크에서 미국이 빠져나오기 시작했다고 국민이 느끼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권순택 maypo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