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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세청탁 노후보 압력여부 추궁

Posted December. 16, 2003 23:22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안대희 검사장)는 16일 썬앤문그룹에 부과된 세금을 줄여주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손영래() 전 국세청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손 전 청장은 지난해 6월 썬앤문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 결과 추징세액이 170여억원이며 최소로 71억원까지는 줄여줄 수 있다는 사실을 서울지방국세청 홍모 과장(구속)에게서 보고받고도 23억원으로 감액하도록 지시한 혐의다.

이에 따라 검찰은 손 전 청장을 상대로 썬앤문그룹에 대해 세금을 줄여주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배경에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와 정치권 등의 압력이 작용했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최근 노 대통령의 고교 후배인 썬앤문그룹 문병욱(구속) 회장에게서 지난해 5, 6월경 썬앤문그룹 세금 감면을 위해 노 후보에게 이야기해 달라고 안희정(구속)씨에게 요청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금명간 안씨를 불러 문 회장에게서 그런 요청을 받았는지와 당시 노 후보에게 청탁 전화를 했는지를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당시 썬앤문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참여했던 상당수 국세청 직원들에게서 노 후보가 손 전 청장에게 전화 청탁을 했다는 말을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세무 전문가인 손 전 청장이 어떤 배경에서 무리하게 세금 감액을 지시했는지에 대해 수사팀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며 노 후보의 청탁 전화 때문인지, 민주당 박모 의원 등의 부탁으로 인한 것인지 등을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지난해 대선 당시 한나라당 재정위원장을 지낸 최돈웅() 의원을 소환해 불법 대선자금 모금 사실을 이회창() 전 총재에게 보고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최 의원은 검찰 조사에서 이 전 총재로부터 모금을 지시받거나 모금 사실을 보고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길진균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