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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승용차 시판 허용했지만..

Posted February. 16, 2003 22:15   

경유(디젤)승용차 판매를 2005년부터 허용키로 한 경유차 환경위원회의 합의안에 대해 정부 및 산업계 내부의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합의안이 19일 경제장관회의에서 통과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합의안의 쟁점=현대기아차는 내년 유로3(현행 유럽 배출가스 허용 기준) 도입과 경유승용차 판매 허용, 2006년 유로4(유로3보다 2배가량 강화된 기준) 도입을 주장했지만 1년 이상 경유승용차 판매를 늦출 수밖에 없게 됐다. 유로3 기준의 경유승용차 개발력 우위를 앞세워 시장을 선점하려 했지만 실패한 것.

더욱이 2005년에도 유로3 차량 판매분만큼 유로4 차량을 팔려면 유로4에 맞는 엔진을 개발해야 한다. 현재 엔진을 개량해 유로3에 맞추고 150만200만원씩 하는 매연저감장치(DPF)를 장착하면 경유승용차 가격이 크게 올라 판매 부진이 뻔한 상황이다.

2005년 이후 유로4 도입을 주장했던 GM대우차, 르노삼성차, 쌍용차는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정유업계는 2006년 경유 내 황함유량 기준이 30ppm으로 되기 이전 50ppm을 달성하면 세제감면 인센티브를 받게 돼 싫지만은 않은 분위기다. 다만 5000억원 이상의 탈황시설 투자 여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간의 갈등이 생겨날 수 있어 불씨가 남아 있다.

자동차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과 환경개선부담금 문제에선 정부 부처간 갈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의 상대가격 비율을 기존 정부안 100 대 75 대 60에서 100 대 85 대 50으로 변경하면 경유를 많이 쓰는 산업계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 수년 전부터 진행해 온 상대가격 조정계획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정책 일관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는 지적이다.

환경부가 추진하는 환경개선비용부담금법 개정안도 재정경제부가 세제의 복잡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의 전망=환경부는 법 개정 고시 기간을 고려해 올해 6월 이전에는 배출가스 변경기준을 확정해야 한다.

새 정권 출범 이전에 변경기준을 마련하려면 19일 경제장관회의가 마지막 기회인 셈이다. 이 회의에서 통과되지 않을 경우 새 정권 출범에 따른 각 정부부처, 환경단체, 그리고 산업계의 입장 변화로 더욱 합의가 어려워지고 자칫 기준변경계획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하지만 자동차업체의 로비, 투자비용과 관련한 정유업계의 갈등, 그리고 에너지 가격변화 및 세제 변경에 따른 부처간 마찰로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유차 환경위 관계자는 어차피 이 문제는 승자와 패자가 나눠져 어떤 합의안에도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각 부분의 목소리가 모두 들어간 합의안인 만큼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희 최호원 shchung@donga.com bestiger@donga.com